냉장고에 시금치가 남아 있고 두부 반 모가 애매하게 남아 있을 때, 가장 현실적인 해답은 계란말이다. 여기에 으깬 두부까지 더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평범한 시금치 계란말이가 단백질과 채소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한 끼 반찬으로 바뀐다. 부드럽고 담백한 맛 덕분에 아침 반찬, 도시락 반찬, 아이 반찬으로 모두 활용도가 높다.
시금치 계란말이에 두부를 넣는 이유는 단순히 영양을 더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두부는 계란물의 수분을 흡수하면서 전체 식감을 훨씬 촉촉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동시에 계란 특유의 비린 향을 완화해 주는 역할도 한다. 시금치의 풋내가 부담스러웠던 사람에게도 훨씬 먹기 편한 조합이다.

조리의 첫 단계는 시금치 손질이다. 시금치는 뿌리 쪽 흙을 깨끗하게 씻어낸 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0초 정도만 데친다. 바로 찬물에 헹궈 색을 살리고, 물기를 꽉 짠 뒤 잘게 다진다. 오래 데치면 물러지고 영양 손실도 커지기 때문에 짧은 시간만 데치는 것이 핵심이다.
두부는 반드시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키친타월로 감싸 눌러 물을 빼거나, 체에 올려 자연스럽게 물기를 빼준다. 그런 다음 포크나 손으로 곱게 으깨 계란물과 잘 섞이도록 준비한다. 두부 덩어리가 크게 남아 있으면 말이를 할 때 쉽게 부서질 수 있다.
계란물은 계란, 으깬 두부, 다진 시금치를 한데 섞어 만든다. 간은 소금으로만 단순하게 맞추는 것이 좋다. 후추를 아주 소량 더하면 풍미가 살아난다. 우유나 물은 거의 넣지 않거나 한 큰술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두부 자체에 수분이 있어 계란물이 지나치게 묽어지면 말이가 흐트러진다.

프라이팬은 중약불로 예열한 뒤 식용유를 얇게 두른다. 계란물을 한 국자씩 얇게 부어 가장자리가 익기 시작하면 천천히 말아준다. 두부가 들어간 계란말이는 일반 계란말이보다 조금 더 부드럽기 때문에 불 조절이 특히 중요하다. 센 불은 피하고, 충분히 익혀가며 여러 번 나눠 말아야 단면이 고르게 나온다.
이 계란말이는 응용도 쉽다. 다진 양파를 소량 넣으면 자연스러운 단맛이 더해지고, 당근을 아주 잘게 다져 넣으면 색감이 살아난다. 치즈를 소량 추가하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반찬으로 변신한다. 다만 재료를 많이 넣을수록 말이가 쉽게 찢어질 수 있어 두세 가지 재료 조합이 적당하다.
영양 면에서는 더욱 균형이 잡힌다. 시금치는 철분과 엽산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혈액 건강에 도움을 준다.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과 칼슘 공급원으로, 부담 없이 단백질 섭취를 늘릴 수 있다. 여기에 계란이 더해지면서 필수 아미노산과 지용성 비타민 흡수율도 높아진다.

보관은 완전히 식힌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한다. 하루 이틀 정도는 무난하지만, 두부와 시금치의 수분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식감이 다소 물러질 수 있다. 도시락에 넣을 경우에는 충분히 식힌 뒤 썰어 담는 것이 중요하다.
시금치와 두부, 계란을 함께 말아낸 이 반찬은 화려하지 않지만 가장 실용적인 선택에 가깝다. 남은 재료를 깔끔하게 활용하면서도 영양과 맛을 모두 챙길 수 있다. 냉장고 속 시금치와 두부가 눈에 띄는 날이라면, 계란 몇 개를 더해 조용히 말아보는 것만으로도 식탁의 만족도는 확실히 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