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밥상 필수인데...명절 앞두고 가격 급등해 비상 걸린 '국민 식재료'

2026-02-01 12:09

설 앞두고 삼겹살·한우 가격 '동반 상승'…장바구니 총액 '급등'
공급 부족에 환율까지…명절 고기값 왜 이렇게 비쌌나

설을 앞두고 고깃값이 들썩이고 있다. 삼겹살과 한우 같은 ‘명절 대표’ 축산물이 1년 전보다 비싸지면서, 장을 보는 순간 체감 부담이 확 커지는 분위기다. 정부는 성수기 물가를 잡기 위해 공급을 늘리고, 전국 단위 할인 행사도 함께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이다.

고향 향한 설레는 발걸음 / 뉴스1
고향 향한 설레는 발걸음 / 뉴스1

가격 흐름을 보면 ‘돼지고기부터’ 오른 게 눈에 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돼지고기 삼겹살 평균 소비자가격은 100g당 2691원으로 1년 전보다 6.0% 올랐다.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11.9% 높은 수준이다. 목심은 2479원으로 4.6% 상승했고, 앞다릿살은 1576원으로 7.8% 올랐다. “삼겹살만 비싼 게 아니라, 자주 쓰는 부위가 전반적으로 비싸진 것”이 핵심이다.

한우는 상승 폭이 더 크다. 한우 등심은 100g당 1만2607원으로 1년 전보다 13.1% 비싸졌고, 안심은 1만5388원으로 7.1% 올랐다. 양지는 6734원으로 12.1%, 설도는 5096원으로 14.4% 상승했다. 설 상차림에서 구이·국거리·잡채 재료로 자주 들어가는 부위들이라, 가격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수입 소고기도 “관세 0%면 싸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가격이 올랐다. 미국산 냉장 척아이롤은 100g당 3853원으로 1년 전보다 12.1% 급등했고, 냉장 갈빗살은 4762원으로 5.7% 상승했다. 한·미 FTA로 올해부터 미국산 소고기 관세가 0%가 됐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이 소비자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즉, “관세가 내려도 환율이 오르면 체감 가격은 비싸질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소고기 / 뉴스1
서울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미국산 소고기 / 뉴스1

대체재로 흔히 찾는 계란과 닭고기까지 오르면서, 장바구니 선택지가 더 좁아졌다. 고병원성 AI 영향으로 특란 10개 가격은 3928원으로 1년 전보다 20.8% 뛰었고, 닭고기는 1kg당 5879원으로 5.5% 올랐다. 고기값이 올라 “닭이나 계란으로 버티자”가 잘 안 통하는 이유다.

왜 이런 흐름이 나왔을까. 공급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 나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1분기 한우 도축 마릿수가 22만 마리로 작년보다 6.5%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돼지와 닭 역시 각각 ASF, 고병원성 AI 확산으로 출하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명절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공급이 줄면 가격은 더 쉽게 흔들린다.

정부는 설 성수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급 확대 카드를 꺼냈다. 도축장을 주말에도 운영하고 농협 출하 물량을 늘려 돼지고기와 소고기 공급량을 평상시의 1.4배인 10만4천t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형마트 할인행사 지원,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 환급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 계란은 미국산 신선란을 수입해 지난달 30일부터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공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겹살·한우 가격 상승이 왜 ‘비상’이냐고 하면, 답은 단순하다. 설은 가족이 모이고 상차림이 커지는 시기라 고기 수요가 확 늘어난다. 이때 삼겹살·한우가 동시에 오르면 장바구니 총액이 한 번에 튀고, 수입 소고기·계란·닭고기까지 비싸지면 “비싼 건 빼고 다른 걸로 채우자”도 어렵다. 게다가 공급 변수(도축 감소, 전염병)까지 겹치면 “명절 지나면 내려가겠지”라고 단정하기도 힘들다.

설 명절 밥상 풍경.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설 명절 밥상 풍경.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그래도 명절 분위기를 지키는 방법은 있다. 핵심은 ‘메인만 바꾸고’ 상차림을 넓히는 것이다. 삼겹살 대신 목살·앞다릿살로 양념구이나 제육볶음을 하면 비용을 줄이면서도 식탁은 푸짐해 보인다. 불고기·잡채도 한우 대신 돼지고기(앞다리·목심)나 닭다리살로 바꿔도 맛이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

국물은 한우 양지 대신 돼지고기 수육(앞다리)이나 닭곰탕·닭개장으로 돌리면 부담이 확 내려간다. 전은 동태전·두부전·버섯전처럼 비교적 부담이 적은 재료로 종류를 늘리고, 떡국은 고기 고명을 줄이되 계란지단·김가루·파를 넉넉히 올리면 “명절 느낌”은 충분히 살릴 수 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