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는 향이 강하고 활용도가 높지만, 대파나 양파보다 훨씬 보관이 까다로운 채소다.
수분이 많고 잎이 얇아 조금만 관리가 소홀해도 쉽게 물러지고 누렇게 변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실내외 온도 차와 냉장고 속 건조한 공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더 어렵다.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사온 지 며칠 만에 힘없이 축 처진 부추를 마주하게 된다.
부추 보관의 핵심은 수분 조절과 온도, 그리고 공기 차단이다. 부추는 마르거나 과습해도 금세 상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손질이다. 사온 부추는 바로 씻지 않는 것이 좋다. 물에 닿는 순간 잎 사이에 수분이 남아 부패 속도가 빨라진다. 흙이나 이물질은 마른 키친타월이나 손으로 털어내고, 시든 잎이나 끝이 상한 부분만 가볍게 제거한다.

겨울철 냉장 보관 시 가장 안정적인 방법은 키친타월과 비닐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부추를 한 줌씩 나눠 키친타월로 감싼 뒤 비닐봉지나 지퍼백에 넣는다. 이때 완전히 밀봉하지 말고 공기가 약간 통하도록 입구를 살짝 열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키친타월은 부추에서 나오는 수분을 흡수해 물러짐을 막아주고, 비닐은 냉장고 속 건조한 공기로부터 잎을 보호해준다.
보관 위치도 신선도에 큰 영향을 준다. 부추는 냉장고 문 쪽보다 채소칸 깊숙한 곳이 좋다. 온도 변화가 적고 비교적 습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세워서 보관할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컵이나 길쭉한 용기에 부추를 세워 담으면 잎이 눌리지 않아 숨이 덜 죽고 조직 손상이 줄어든다. 세워 보관이 어렵다면 가로로 두되, 다른 채소 아래 깔리지 않도록 위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이라도 실온 보관은 추천하지 않는다. 난방으로 인해 실내 공기가 건조하고 따뜻해 부추가 빠르게 시들기 때문이다. 다만 아주 짧은 기간, 하루 이틀 안에 사용할 계획이라면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베란다나 현관 쪽에 두는 정도는 가능하다. 이때도 햇볕과 난방기 바람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이미 씻은 부추라면 보관 방법이 달라진다.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관건이다. 흐르는 물에 씻은 뒤 체에 밭쳐 물기를 빼고, 키친타월로 잎 사이까지 꼼꼼히 눌러 닦아준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냉장고 안에서 점액질이 생기기 쉽다. 이후 마른 키친타월로 다시 감싸 밀폐 용기에 담아 보관한다. 이 경우에도 3~4일 내에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부추를 더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냉동 보관도 방법이다. 다만 생부추의 식감을 그대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냉동 전에는 반드시 깨끗이 씻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3~4cm 길이로 썰어 한 번 사용할 분량씩 나눠 지퍼백에 담아 냉동한다. 냉동 부추는 해동하지 말고 바로 국이나 찌개, 볶음 요리에 넣는 것이 좋다. 해동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 식감이 크게 떨어진다.
부추 보관에서 흔히 하는 실수도 있다. 물에 담가 보관하거나 젖은 행주로 싸두는 방법은 오히려 부패를 앞당긴다. 또 다른 채소와 함께 밀폐 용기에 꽉 채워 넣는 것도 피해야 한다. 부추는 에틸렌 가스에 민감해 사과나 배 같은 과일과 함께 두면 노화 속도가 빨라진다.

신선도를 확인하는 방법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잎 끝이 검게 변하거나 점액질이 느껴지면 이미 상하기 시작한 상태다. 이때는 아깝더라도 과감히 버리는 것이 좋다. 상한 부추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멀쩡한 부추까지 빠르게 상한다.
부추는 관리만 잘하면 겨울철에도 일주일 이상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다. 씻지 않은 상태로 키친타월에 싸서 채소칸에 보관하는 것, 눌리지 않게 세워두는 것, 수분과 공기를 동시에 관리하는 것만 지켜도 실패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손이 많이 가는 채소처럼 보이지만, 몇 가지 원칙만 기억하면 부추는 생각보다 오래, 그리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채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