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럭비 국가대표 출신 윤태일(42)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30일 윤 씨가 지난 14일 부산대학교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과 간,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윤 씨는 인체 조직도 함께 기증해 100여 명의 환자에게 장애 회복의 희망을 전했다.
윤 씨는 지난 8일 퇴근길에 불법 유턴 차량과 충돌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유족에 따르면 윤 씨는 사고 전 가족들과 미국 의학 드라마를 보던 중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일이 의미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윤 씨의 뜻을 존중해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경북 영주시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윤 씨는 여섯 살 위 형을 따라 중학생 때부터 럭비를 시작했다. 연세대 럭비부에서 활약한 뒤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며,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회 연속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에는 체육 발전 유공자 체육 포장도 받았다.
윤 씨는 삼성중공업 럭비단 해체 이후 모회사에서 근무하면서도 한국해양대학교 럭비부 코치로 10년 넘게 활동하며 재능 기부를 이어갔다. 연차를 모아 합숙 훈련에 참여하고, 일본 럭비를 공부하기 위해 1년 넘게 일본어를 배울 만큼 럭비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고 유족은 전했다.
■ 장기기증, 한국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장기기증은 장기 이식이 필요한 환자에게 심장·간·신장 등 장기를 나눠주는 제도다. 한국에서는 크게 뇌사 장기기증과 생체 기증으로 나뉜다. 뇌사 장기기증은 뇌 기능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서, 절차에 따라 뇌사 판정이 이뤄진 뒤 기증이 진행된다. 생체 기증은 살아 있는 사람이 주로 신장이나 간 일부를 기증하는 방식이다.
장기기증과 이식 과정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과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 등 관련 기관이 관리한다. 기증 가능한 장기는 심장, 간, 신장, 폐, 췌장 등이 있으며, 장기뿐 아니라 피부·뼈·힘줄 같은 인체 조직도 기증할 수 있다. 장기기증을 원하면 등록을 통해 의사를 표시할 수 있고, 실제 기증은 의료 절차에 따라 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