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화장실서 발견된 뜻밖의 생명체…정체 확인하자 모두 놀랐다

2026-01-30 08:40

확인 절차 거쳐 전문기관 이송… 앞서 ‘영등포 카페’ 사례도

강남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발견돼 구조된 뱀의 정체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확인됐다.

국립생태원에 긴급이송된 볼파이톤. / 강남구 제공, 연합뉴스
국립생태원에 긴급이송된 볼파이톤. / 강남구 제공, 연합뉴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남구는 이달 초 지역 내 한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발견돼 구조된 뱀 2마리 가운데 1마리가 국제적 멸종위기종 2급인 ‘볼파이톤(Ball Python)’으로 판명됐다고 이날 밝혔다.

구에 따르면 지난 4일 해당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뱀 2마리가 발견됐고 강남구는 즉시 보호 조치를 한 뒤 동물보호관리시스템(APMS)에 주인 찾기 공고를 게시했다. 그러나 공고 기간 동안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유기된 것으로 판단됐다.

이후 한강유역환경청이 개체를 확인한 결과 이 가운데 한 마리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는 볼파이톤인 것으로 확인됐다. 멸종위기종은 소유자 외 일반 분양이 엄격히 제한되는 만큼 강남구는 환경청과 협의해 해당 개체를 국립생태원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볼파이톤으로 확인된 개체는 지난 22일 충남 서천군 국립생태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강남구는 전문 기관에서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역 화장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지하철역 화장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강남구 관계자는 공공장소에 파충류를 유기하는 행위는 시민에게 불안과 공포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신속한 구조와 행정 절차를 통해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하겠다며 무책임한 유기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앞서 서울 영등포에서도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카페에서는 손님이 마시던 커피를 훔쳐 마시다 구조된 앵무새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당시 경찰과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가 해당 앵무새를 보호했지만 공고 기간이 지나도록 소유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앵무새는 이후 한강유역환경청 확인 절차를 거쳐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노랑머리아마존앵무로 추정됐다. 이 종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부속서Ⅰ에 등재돼 개인 입양과 상업적 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 종이다. 당시에도 소유자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배경으로 불법 반입이나 처벌 우려 가능성이 거론됐다.

노랑머리아마존앵무 사례처럼 멸종위기 파충류나 조류가 도심 공공장소에서 발견된 뒤에도 소유자가 끝내 나타나지 않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불법 유통이나 무책임한 사육과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현행법상 CITES 대상 생물을 허가 없이 들여오거나 소유하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 처벌을 우려해 신분 노출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