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마을에 살며 알고 지내던 치매 노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70대 남성 A 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통영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영석)는 29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주거침입 준유사강간)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3년도 함께 명령했다.
지난해 5월 경남 고성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80대 여성 B 씨의 집에 무단침입해 그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의 범행은 B 씨의 가족이 자택에 설치해둔 홈캠 영상을 확인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20여 년 전부터 B 씨와 연인 관계였고, 사건 당일에도 승낙을 받고 찾아갔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를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두 사람의 연인 관계를 증명할 자료가 없고 A 씨가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뒷문으로 들어간 점, 몇 년 전부터 서로 왕래하지 않은 점, 이를 뒷받침할 마을 주민들의 진술도 전혀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B 씨가 중증 치매로 인지력이 떨어져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행 장소와 관계에 비춰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A 씨가 고령이고 초범인 점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한편 선고 직후 경남여성회는 입장문을 통해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치매 노인을 상대로 가해자가 한 번만 범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성범죄에 대해서는 초범에 관한 양형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대법원 양형위원회에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