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귀성·귀경길 주유소에 들른다면 주유기 위 ‘이 장치’부터 확인해두자.

유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유소나 할인폭이 큰 곳을 찾아가다 보면, 운전자라면 한 번쯤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장면을 마주한다. 한쪽 주유 라인에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불과 몇 미터 옆 다른 쪽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다. 특히 국내 도로 위를 달리는 차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현대자동차·기아 차량 운전자라면 이런 풍경이 더 익숙하다.
우리나라는 주유구가 왼쪽에 위치한 차종이 많다 보니, 주유소에서도 자연스럽게 왼쪽 주유 라인에 차가 몰리게 된다. 반대로 오른쪽에 주유구가 있는 일부 수입차나 예외 차종 운전자들은 상대적으로 짧은 대기 줄에서 여유 있게 주유를 마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괜히 부럽다”는 생각도 든다.
◈ 주유구 위치가 다른 이유
그렇다면 주유구 위치는 어떤 기준으로 정해질까. 흔히 주유구 위치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국가가 좌·우측통행이냐에 따라 정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주유구는 차량 개발 초기에 플랫폼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연료탱크의 위치와 용량, 주유구에서 탱크까지 이어지는 연료 주입 라인, 배기관과 하부 구조물 배치, 충돌 안전 설계까지 한꺼번에 고려해 차체 구조에 가장 잘 맞는 방향이 선택된다. 이 설계가 바탕이 되면서 브랜드와 플랫폼별로 주유구 방향에도 차이가 생겼다.

이 구조는 한 차종에만 적용되지 않고 같은 플랫폼을 쓰는 모델들은 주유구 위치도 비슷하게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른 회사와 기술이나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차종들 역시 동일한 구조를 따르면서 주유구 방향이 정해진다.
국내에서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 주요 차종들이 비슷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주유구 방향도 한쪽으로 몰려 있다. 반대로 수입차 시장에서 자주 보이는 유럽 브랜드들은 설계 방식 차이로 다른 쪽에 주유구를 둔 경우가 많아 주유소에 들어서면 브랜드에 따라 대기 줄이 갈리는 모습이 나타나는 이유다.

◈ 주유 전 10초…‘양방향 주유 가능’ 문구부터 확인하세요
그렇다면 주유구 위치를 쉽게 확인하는 방법은 뭘까. 잘 알려진 팁이지만 연료 게이지의 주유기 아이콘 옆 작은 화살표만 보면 방향이 바로 알 수 있다. 화살표가 왼쪽을 가리키면 주유구는 왼쪽, 오른쪽을 가리키면 오른쪽에 있다. 특히 가족·지인의 차량을 대신 운전하거나 렌트카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주유소에 진입한 뒤 헷갈리기 쉬운 만큼 출발 전 계기판에서 한 번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이처럼 주유구 위치가 브랜드·차종에 따라 갈리다 보니, 주유소에서는 유독 한쪽 줄만 길어지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설 연휴처럼 이동량이 폭증하는 시기에는 이 쏠림이 더 심해져, 저렴한 주유소나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서는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서기 쉽다. 이럴 때는 무작정 줄 서는 것보다 주유소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부터 한 번 확인해보는 게 좋다.

주유소마다 운영 방식은 다르지만 최근에는 일부 주유소와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를 중심으로 ‘양방향 주유’를 고려한 설계가 늘고 있다. 주유기에서 호스를 길게 뽑을 수 있게 만들어 차량이 한쪽 라인에 정차해도 호스를 반대편으로 넘겨 주유구까지 닿게 하는 방식이다. 겉으로 보기엔 오른쪽 또는 왼쪽 주유 차량 전용 라인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어느 쪽 주유구든 이용할 수 있는 주유기가 배치된 경우가 있다.
설 연휴처럼 이용객이 몰리는 시기에는 이런 주유 방식이 혼잡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줄을 서기 전에는 주유기 상단에 호스를 받치는 상부 지지대가 있는지부터 살펴보는 게 좋다. 호스가 위에서 내려오거나 레일과 암 구조를 따라 움직이도록 설계돼 있으면 반대편 주유구까지 닿는 경우가 많다. 호스가 충분히 길게 확보되는지까지 함께 확인하면 줄을 고르기 한결 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