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4만 찍은 흥행 '톱3' 초대형 작품…오늘 드디어 넷플에 풀린 '한국영화'

2026-01-29 10:22

대한민국 거장의 유니크한 사회고발극, 넷플릭스 풀렸다

294만명 국내 관객을 동원해 지난해 국내 흥행 톱3에 오른 레전드 작품이 넷플릭스에 풀렸다.

'어쩔수가없다' 속 한 장면. / CJ ENM-넷플릭스
'어쩔수가없다' 속 한 장면. / CJ ENM-넷플릭스

29일 넷플릭스에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올라왔다. 지난해 9월 극장 개봉한 뒤 약 4개월 만에 바로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공개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찬욱이라는 이름, 이병헌과 손예진이라는 대한민국 톱배우들의 주연 조합, 원작이 지닌 서사의 무게 등이 맞물리며 공개 전부터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 작품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을 토대로 한다. 기존 원작과 해외 영화화 사례가 존재하는 텍스트를 한국 사회의 현실에 맞게 재구성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이야기 출발점은 단순하다.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가장이 생존을 위해 극단적인 선택의 문턱에 서게 되는 과정이다. 다만 이 단순한 설정은 박찬욱 특유의 연출을 통해 블랙코미디와 스릴러가 교차하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 CJ ENM 제공

연출 측면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지점은 미장센이다. 화면 구성과 색채 설계는 극장 개봉작과 다르지 않다. 인물의 심리 변화에 따라 공간의 밀도가 바뀌고, 일상적인 배경조차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장치로 활용된다. 박 감독 특유의 정교한 쇼트 분할과 리듬감 있는 편집은 이번 작품에서도 반복된다.

이병헌이 연기한 만수는 실직 이후 점점 벼랑 끝으로 몰리는 인물이다. 사회적으로는 무력해졌지만,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폭발적인 감정선을 드러낸다. 극단적인 선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비굴함과 광기는 이병헌의 기존 필모그래피와 비교해도 결이 다른 연기다. 손예진이 맡은 미리는 가족의 균형을 붙잡는 인물이다. 감정의 진폭을 과도하게 키우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통제하려는 단단함이 캐릭터의 중심을 이룬다.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이병헌. /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이병헌. / CJ ENM 제공

조연진의 비중도 작지 않다.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서사의 압력을 높인다. 특정 인물이 선악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며, 모두가 생존 논리 안에서 움직인다. 이로 인해 영화는 개인의 일탈이 아닌 구조적인 문제를 전면에 드러낸다.

영화가 다루는 사회적 맥락은 현재 한국 사회의 현실과 맞닿아 있다. 고용 불안, 중산층의 붕괴, 가장이라는 역할에 대한 압박이 서사의 핵심 동력이다. 실직 이후 빠르게 추락하는 삶의 궤적은 과장 없이 묘사된다. 선택의 순간마다 인물은 도덕적 판단과 생존 본능 사이에서 흔들리고, 그 과정은 관객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손예진. /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스틸컷. 손예진. / CJ ENM 제공

이 작품은 ‘기생충’이 보여준 계급 간 충돌과는 다른 방향을 택한다. 상층과 하층의 대비보다는 비슷한 위치에 선 개인들 간의 경쟁과 제거 논리가 중심에 놓인다.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서로를 밀어내며 살아남으려는 구조가 서사의 긴장을 만든다.

관람 전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 중 하나는 러닝타임과 몰입도다. 영화는 비교적 빠른 전개를 유지하며 불필요한 설명을 줄인다. 장면마다 기능이 명확하고, 인물의 선택이 곧바로 다음 사건으로 이어진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수위다. 폭력과 심리적 압박은 직접적이기보다는 축적되는 방식으로 표현된다.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 CJ ENM 제공
'어쩔수가없다' 포스터. / CJ ENM 제공

결말에 대한 해석은 시청자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이 작품이 던지는 질문 자체는 명확하다. 생존을 위해 어디까지 내려갈 수 있는지, 그 선택의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문제다. 이제 넷플릭스를 통해 OTT에도 풀리게 된 ‘어쩔 수가 없다’는 박 감독의 필모그래피 안에서도 사회적 현실을 가장 전면에 배치한 작품으로 남게 됐다.

다음은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영화' 순위다.(29일 오전 기준)

1위 '널 기다리며
2위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 날'

3위 '슈퍼배드 4'

4위 '부고니아'
5위 '더 립'
6위 '초(超) 가구야 공주!'
7위 '그물'
8위 '비밀일 수밖에'
9위 '얼굴'
10위 '난징사진관'
유튜브, 책트폭행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