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TK행정통합' 국회 입법 순탄할까?...시·군의견 생략 '절차적 정당성' 논란 예고

2026-01-29 10:09

경북 북부권 반발에도 도의회 기명투표로 찬성의결...지방선거 앞두고 정치적 이해득실 분출 예고
이철우 도지사 "자치권 및 재정 자율성 강화 위한 내용을 특별법안에 명문화하는 등 법적·제도적 안전장치 마련"
이강덕 포항시장 등 '시군의견 수렴절차 없이 표결 찬성은 절차적 정당성 결여"주장
국회 입법과정서 경북북부권 등 반발 확산 우려

경북도의회는 28일 오후 제360회 임시회에서 경북도가 제출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의견 청취안’을 찬성 46명, 반대 11명, 기권 11명으로 가결했다./이하 경북도의회
경북도의회는 28일 오후 제360회 임시회에서 경북도가 제출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의견 청취안’을 찬성 46명, 반대 11명, 기권 11명으로 가결했다./이하 경북도의회

[대구경북=위키트리]이창형.전병수 기자=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이 경북도의회 문턱은 넘었지만 경북도내 시·군의견 수렴이 생략되면서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국회입법 과정에서 논란이 될 전망이다.

경북 북부권 반발에도 도의회가 기명투표로 찬성의결하자 경북북부권 반발이 국회로 옮겨 갈 전망이며, 이강덕 포항시장 등은 "시군의견 수렴절차 없이 표결 찬성은 절차적 정당성 결여"란 주장을 펼치고 있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정치적 이해관계가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 45년만에 다시 하나 될 수 있을까?

대구·경북(TK) 행정통합 추진의 중대 분수령인 경북도의회 의견청취가 의결되면서 6월 인구 500만을 대표하는 통합단체장 선출과 7월 대구경북특별시 출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1981년 7월1일 인천과 함께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경북에서 분리된 대구가 45년 만에 경북과 손잡고 미래를 개척하는 역사적 전환점에 다가섰다는 평가다.

경북도의회는 28일 오후 제360회 임시회에서 경북도가 제출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의견 청취안’을 찬성 46명, 반대 11명, 기권 11명으로 가결했다.

앞서 대구시의회가 의견청취를 마친 데 이어, 경북도의회까지 통합 추진에 대한 시·도민의 입장과 동의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면서 행정통합 추진은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의 통합에 대한 제안설명에서 “대구와 경북이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쇠퇴의 길을 가는 것으로 실질적 해법은 통합에 있다”라며“통합의 핵심은 북부권을 포함한 경북 전역의 균형발전과 중앙정부의 특별시에 대한 과감한 권한과 재정의 이양이며, 이를 위해 자치권 및 재정 자율성 강화를 위한 내용을 특별법안에 명문화하는 등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시군구의 권한과 자율성도 강화, 확대돼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구경북통합은 단순히 행정구역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자치권과 재정 자율성을 강화하여 지방정부가 국가 발전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대한민국 역사의 대전환’이 될 것이다”라며“경북 22개 시군, 한 곳도 빠짐없이 늘어난 권한과 재정을 바탕으로 지역 맞춤형 정책을 추진해 모든 시도민의 생활과 복리는 더 나아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는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의 통합에 대한 제안설명에서 “대구와 경북이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쇠퇴의 길을 가는 것으로 실질적 해법은 통합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경북도의회 박성만 의장(가운데)을 만나는 이철우 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오른쪽)
이철우 경북도지사(왼쪽)는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의 통합에 대한 제안설명에서 “대구와 경북이 현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쇠퇴의 길을 가는 것으로 실질적 해법은 통합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은 경북도의회 박성만 의장(가운데)을 만나는 이철우 도지사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오른쪽)

◆국회 특별법 입법 절차 속도전

2월부터 본격적인 국회 특별법 입법 절차가 진행될 예정으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통합 특별시 출범 준비가 시작된다.

특별법안은 국민의힘 경북도당 위원장인 구자근(구미시갑) 국회의원을 대표 발의자로,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29일 발의될 예정이다.

법안은 2월 첫째 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된 뒤 소위원회 심사를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을 수반하는 일부 조항이 공청회 대상에 포함돼 있으나, 정부의 관련 법령 일괄 개정 방침에 따라 공청회는 생략되고,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최종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6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통합에 관한 의견 제시의 건’ 진행 중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28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6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 통합에 관한 의견 제시의 건’ 진행 중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제안 설명을 하고 있다.

◆사후 도민의견 수렴 절차에 경북북부권 반발 재점화

경북도는 다음달 5일 안동을 시작으로, 12일까지 구미·포항·경산 총 4개 권역별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미 2024년 통합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던 것을 감안해 △통합 추진 재개 배경 △정부 인센티브(4개 분야) △특별법안 주요 내용 △통합 발전구상 등을 설명하고,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해 국회 입법절차에 적극 대응하려는 구상이다.

경북도는 북부권 등 소외지역 균형발전이나 주 청사 위치 등 통합의 주요 쟁점들에 대한 소통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는 29일 양금희 경제부지사가 언론 브리핑을 열고, 북부권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신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한다.

그러나 도의회 찬성의결 이후 진행되는 '사후 설명회'에 대한 반발이 재점화하는 형국이어서 순회 설명회 기간 동안 곳곳에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경북도의회 도기욱 의원은 “행정통합은 도민의 위상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경북도는 도민과 단 한 차례의 공식적 논의 없이 통합을 기정사실화했다”며, “지역 주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 충분한 소통도 없이, 대구시장 권한대행과 협의를 마쳤다고 발표한 것은 절차적 정당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강덕 포항시장 페이스북 글/캡처
이강덕 포항시장 페이스북 글/캡처

◆'절차적 정당성' ...국회 입법 과정서 논란 불가피

이강덕 포항시장은 경북도의회의 ‘대구경북 행정통합안 의결’관련, “도민의 충분한 동의와 공감대 없이 추진된 전형적인 탑다운 방식”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오는 2월2일 구미에서 경북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이강덕 시장은 지난 28일 경북도의회 찬성의결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안을 주민투표나 공청회 등 직접적인 도민 의견 수렴 절차 없이 밀어붙인 방식은 결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시·군은 광역시의 하위 행정기관과 달리 독자적인 예산과 정책 결정 권한을 가진 주체”라며 “시장과 군수의 의견조차 수렴하지 않은 채 통합을 추진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재정권과 인사권, 조직권 등 핵심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얼마나 실질적으로 이양받을 수 있는지가 통합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수도권에 집중된 대기업과 첨단산업의 지방 분산, 지방 투자 촉진,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규제 개혁과 세제 개편 등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밀한 사전 분석과 제도적 준비 없이 덩치만 키우는 통합은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지역의 부담과 혼란만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 시장은 보다 근본적인 해법으로 헌법 개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실질적인 광역권 통합을 위해서는 개헌을 통해 국가 수준에 준하는 지역 주권을 명문화하고, 지역 대표성이 국정에 직접 반영되는 의회 시스템과 선거제도 도입 등 국가 운영 체제 전반의 재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강덕 시장은 “경북도민의 목소리가 국회 논의 과정에 가감 없이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home 이창형 기자 chang@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