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고소하고 속은 촉촉하다. 고기를 굽지 않았는데도 접시가 든든해지는 메뉴가 있다. 새송이버섯을 듬뿍 넣어 만드는 두부구이다. 재료는 단출하지만 조리법에 따라 맛의 결이 완전히 달라지고, 무엇보다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요즘 집밥 메뉴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두부구이의 핵심은 새송이버섯이다. 새송이버섯은 수분 함량이 높고 조직이 단단해 굽는 과정에서 육즙처럼 수분이 천천히 배어나온다. 이 수분이 두부의 담백함을 보완해 주면서 씹는 맛을 살려준다. 특히 겨울철에는 버섯 특유의 은은한 향이 살아나 기름을 많이 쓰지 않아도 풍미가 깊어진다. 두부만 구웠을 때 느껴질 수 있는 밋밋함을 새송이버섯이 자연스럽게 채워주는 셈이다.

조리 전 준비 과정이 맛을 좌우한다. 두부는 반드시 물기를 충분히 빼야 한다. 키친타월로 감싸 20분 이상 눌러두거나, 시간이 없다면 약불에서 팬에 살짝 구워 표면 수분을 날린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굽는 과정에서 튀기듯 익어 겉면이 쉽게 부서진다. 반면 수분을 뺀 두부는 표면이 단단해지고, 구웠을 때 고소한 맛이 살아난다.
새송이버섯은 두껍게 써는 것이 포인트다. 얇게 썰면 수분이 빨리 빠져 질겨질 수 있다. 손가락 두께 정도로 길게 썰어 두부와 크기를 맞추면 함께 구웠을 때 익는 속도가 비슷해진다. 팬에 올리기 전 새송이버섯에 소금과 후추를 아주 살짝만 뿌려두면 버섯의 단맛이 더 또렷해진다.
굽는 순서도 중요하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먼저 새송이버섯을 굽는다. 센 불이 아니라 중약불에서 천천히 굽는 것이 좋다. 버섯이 갈색으로 변하며 윤기가 돌기 시작하면 그때 두부를 올린다. 두부는 자주 뒤집지 말고 한 면이 충분히 익은 뒤 뒤집어야 모양이 유지된다. 마지막에 두 재료를 함께 굴려가며 굽으면 버섯에서 나온 풍미가 두부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양념은 최소화하는 것이 두부구이의 매력이다. 간장 한 스푼, 들기름 약간, 다진 마늘을 소량만 더해도 충분하다. 너무 강한 양념을 쓰면 새송이버섯의 향과 두부의 고소함이 가려진다. 불을 끄기 직전에 들기름을 둘러주면 향이 날아가지 않고 마무리된다.
영양적인 장점도 분명하다. 두부는 식물성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겨울철 근육량 유지와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 새송이버섯은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주고, 베타글루칸 성분이 면역력 유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름을 적게 사용해도 만족감이 높아 체중 관리 중인 사람에게도 부담이 적다.
속이 편안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기름진 고기 요리가 잦아지는 계절에 두부와 버섯 조합은 소화 부담을 낮춰준다. 저녁 식사로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다음 날까지 몸이 가볍다. 여기에 따뜻한 밥이나 현미밥을 곁들이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

보관할 때는 한 번 더 주의가 필요하다. 두부구이는 수분이 많은 음식이라 오래 두면 식감이 떨어진다. 남은 경우에는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되 하루 이내에 먹는 것이 좋다. 다시 데울 때는 전자레인지보다 팬에 약불로 살짝 데우는 편이 식감을 살릴 수 있다.
새송이버섯을 듬뿍 넣은 두부구이는 화려하지 않지만 겨울 식탁에 꼭 어울리는 메뉴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조리법만 지켜도 만족도가 높다. 자극적인 음식이 부담스러운 날, 고기 없이도 충분히 든든한 한 접시가 필요하다면 이 조합이 답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