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무는 예부터 보약이라 불렸다. 추위를 견디며 자란 무는 수분과 당분을 충분히 머금고 있어 단맛이 깊고 조직이 단단하다. 국이나 무침으로만 소비하기엔 아까운 식재료다. '겨울 무'의 장점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무전'이다.

무전의 핵심은 무의 어느 부분을 쓰느냐에 있다. 무 윗부분, 잎과 가까운 푸른 쪽은 햇빛을 많이 받아 당분이 집중돼 단맛이 강하고 수분이 풍부하다. 전으로 부치면 아삭함과 촉촉함이 동시에 살아난다. 반대로 아래쪽 흰 부분은 매운맛이 상대적으로 강해 시니그린 성분이 많다. 이 성분은 가래를 삭이고 기관지를 편안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을 부칠 때는 단맛이 좋은 윗부분을 쓰는 쪽이 식감과 풍미에서 유리하다.
조리법은 놀랄 만큼 단순하다. 재료는 무, 청양고추, 튀김가루, 소금이면 충분하다. 무는 최대한 가늘게 채 썬다. 감자전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가늘수록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청양고추는 송송 썰어 매콤한 포인트를 더한다.

채 썬 무에 소금을 약간 뿌려 20분 정도 둔다. 이 과정에서 무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는데, 이 물은 반드시 버린다. 수분을 빼야 쓴맛이 줄고, 전을 부쳤을 때 질척이지 않는다. 물기를 손으로 꽉 짜주면 무 조직이 오히려 쫀득해져 전이 쉽게 부서지지 않는다.
물기를 제거한 무에 튀김가루를 넣고 젓가락으로 살살 버무린다. 별도로 물을 넣지 않는다. 무 자체에 남아 있는 수분만으로도 튀김가루가 얇게 코팅된다. 여기에 청양고추를 넣으면 반죽이 완성된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무에서 다시 수분이 배어 나오며 자연스럽게 반죽이 한 덩어리로 뭉친다.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중불에서 부친다. 반죽을 올리면 모양은 감자전과 거의 같다. 한 면이 빳빳해질 때까지 충분히 익힌 뒤 뒤집는다. 서두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노릇한 색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완성된다.
완성된 무전은 씹는 순간 단맛이 먼저 올라온다. 설탕이나 물을 넣지 않았다는 점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바삭한 표면 뒤로 무에서 우러난 달큰함이 이어지고, 청양고추의 매운맛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기름진 간식이 당기는 날, 치킨이나 튀김 대신 선택해도 손색이 없다.

겨울 무는 기침과 가래에 좋고 속을 편안하게 하는 식재료로 알려져 있다. 무전은 이런 무의 장점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즐기는 방식이다. 냉장고 한켠에서 시들어가던 무가 있다면, 복잡한 양념 없이 전으로 부쳐보는 것만으로도 겨울철 든든한 간식이 된다. 감자전이 익숙하다면, 겨울에는 무전이 답이다.
다음은 겨울 보약 '무전' 레시피 정리본이다.
1. 무는 껍질을 벗긴 뒤 최대한 가늘게 채 썬다. 감자전처럼 얇게 썰수록 식감이 좋다. 청양고추는 송송 썰어 준비한다.
2. 채 썬 무에 소금을 약간 뿌려 약 20분간 둔다. 무에서 나온 물은 모두 버린다.
3. 무의 물기를 손으로 꽉 짜준다. 수분을 제거해야 쓴맛이 줄고 전이 질척이지 않는다.
4. 물기를 제거한 무에 튀김가루를 넣고 젓가락으로 가볍게 버무린다. 물은 따로 넣지 않는다. 여기에 청양고추를 넣어 반죽을 완성한다.
5. 팬에 기름을 넉넉히 두르고 중불로 달군 뒤 반죽을 올려 부친다. 한 면이 충분히 익어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린 후 뒤집는다.
6. 양면이 노릇하게 익으면 완성한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