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대 4개 차로를 동시에 단속할 수 있는 다차로·회전식 무인교통단속장비를 도입한다.

가끔 자유로처럼 편도 여러 차로가 한꺼번에 뻗은 넓은 도로를 달리다 보면 단속 카메라가 한쪽에만 설치된 구간이 눈에 띄는데 이를 아는 일부 운전자들이 단속 사각을 노려 차로를 바꿔가며 속도를 높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경찰이 한 대로 여러 차로를 동시에 단속할 수 있는 새로운 무인교통단속장비 도입을 예고하면서 이 같은 사각지대 과속은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찰청은 무인교통단속장비 운영 효율화를 위해 편도 3차로 이상 도로를 단속할 수 있는 다차로·회전식 무인교통단속장비를 도입하고 관련 운영 기준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다차로·회전식 무인교통단속장비는 편도 3차로 이상의 도로에서 최소 3개 차로를 인식해 단속할 수 있는 장비다. 여기에 팬틸트(회전 카메라)를 부착하면 장비가 회전하며 최대 4개 차로까지 단속할 수 있다. 장비가 회전해 1·2·3차로를 단속한 뒤 2·3·4차로를 단속하는 방식으로 단속 범위를 넓히는 구조다. 기존 장비가 기술적 한계로 2개 차로만 인식해 단속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대로 단속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 장비를 활용해 편도 4차로 도로 기준으로 기존처럼 무인단속장비 2대를 설치하지 않아도 1대만으로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다. 설치 대수를 줄이면 구매 예산뿐 아니라 정기검사비와 위탁관리비 등 운영비용도 기존 대비 절반가량 절감할 수 있다.
편도 3차로 이상 구간에서 기존 2대를 다차로·회전식 장비 1대로 교체할 경우 단속장비 대수 자체가 줄어들어 장비 수에 비례해 늘어나던 운영·관리비 절감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다.
◈ 민식이법 이후 급증한 장비, 운영비 부담도 확대
경찰청에 따르면 무인교통단속장비는 어린이보호구역 단속과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이 2020년 3월 시행된 이후 급증했다.
전국 무인단속장비 수는 2019년 8576대에서 2025년 2만 8780대로 약 236% 늘었으며 유지관리에 드는 위탁관리비도 같은 기간 351억원에서 671억원으로 약 91% 증가했다. 경찰은 장비가 늘수록 운영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인 만큼 단속 성능을 높이면서도 설치 대수와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자치경찰제가 시행된 2021년 이후 고속도로를 제외한 일반도로의 무인단속장비는 지방정부 예산으로 설치되고 있다. 경찰은 일반도로 중 편도 3차로 이상 구간에 다차로·회전식 단속장비를 도입할 경우 장비 구매비와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지방재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고속도로 노후 장비 교체부터 적용, 설치 기준도 강화
경찰청은 2026년 고속도로 무인단속장비 구매 사업부터 다차로·회전식 단속장비를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고속도로 내 노후 무인단속장비 교체 대상 가운데 편도 3차로 이상인 6개 지점에 기존 20대를 철거하고 다차로·회전식 단속장비 10대로 교체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찰은 급증한 무인단속장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설치 기준을 강화하고 단속장비 설치의 적정 개소 수를 산정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시도자치경찰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호승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다차로·회전식 무인교통단속장비는 1대로 2대 설치 효과를 낼 수 있는 장비라며 관계기관이 적극적으로 도입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급증하는 무인단속장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