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예 웨스트 “25년 전 사고로 양극성 장애…나치 찬양 후회”

2026-01-27 16:27

25년 전 교통사고가 빚은 뇌 손상, 반유대주의 발언의 원인
양극성 장애 투병 고백, 칸예 웨스트의 재기

수년간 반유대주의 발언과 나치 찬양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미국 래퍼 칸예 웨스트(Ye)가 공개 사과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문제 행동이 25년 전 교통사고로 인한 뇌 손상과 양극성 장애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칸예 웨스트 / 뉴스1
칸예 웨스트 / 뉴스1

칸예 웨스트는 미국 힙합신을 넘어 대중 음악에 큰 영향을 끼친 역사적인 인물로 평가 받는다. 그의 앨범들은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패션 역시 선구적인 행보로 패션계에서도 독보적이라는 평이다.

예는 지난 2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지면에 '내가 상처를 준 이들에게(To those I've hurt)'라는 제목의 전면 광고를 실었다. 그는 "25년 전 발생한 교통사고로 턱이 부러졌고 뇌의 우측 전두엽에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당시 의료진은 골절과 부기 같은 눈에 보이는 신체적 외상에만 집중했다. 내부 신경학적 손상은 제대로 진단되지 않았다. 예는 "더 깊은 상처, 즉 내 안에서 일어난 변화는 알아차리지 못한 채 지나갔다"고 회상했다.

정밀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고 2023년에야 전두엽 손상이 제대로 진단됐다. 예는 이러한 의학적 간과로 인해 양극성 장애 1형이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양극성 장애는 극심한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정신 질환이다.

예는 "양극성 장애에는 나름의 방어 기제가 있다. 바로 부정이다. 조증 상태에 있을 때는 자신이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과민 반응을 보인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현실로부터 멀어졌다고 고백한 그는 "문제를 외면할수록 상황은 악화했다. 나는 깊이 후회할 말과 행동을 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 중 일부를 가장 잔인하게 대했다"고 전했다.

예는 최근 몇 년간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2022년 10월에는 SNS에 "유대인들에게 데프콘 3를 가겠다"는 글을 올렸다. 같은 해 12월 팟캐스트에 출연해서는 "나는 나치를 좋아한다"며 히틀러를 찬양했다.

이에 대해 그는 "나는 내가 찾을 수 있는 가장 파괴적인 상징에 끌렸다. 나치 문양, 심지어 그것이 새겨진 티셔츠까지도"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지금도 기억나지 않는 많은 순간이 잘못된 판단과 무모한 행동으로 이어졌고, 때로는 몸 밖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경험처럼 느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그 상태에서 했던 나의 행동들을 깊이 후회하며, 책임을 지고 치료와 의미 있는 변화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며 "나는 나치도 아니고 반유대주의자도 아니다. 나는 유대인들을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칸예 웨스트 사과문 전문   / WSJ
칸예 웨스트 사과문 전문 / WSJ

예는 흑인 공동체를 향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기쁠 때나 힘들 때, 그리고 가장 어두운 순간까지 나를 붙잡아 준 흑인 공동체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이루는 토대"라며 "너희를 실망하게 해 정말 미안하다. 난 우리를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예는 작년 약 4개월간 겪었던 조증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그는 "그것은 내 삶을 파괴했다"며 "정신병적·편집증적·충동적인 행동이 뒤섞여 있었다. 상황이 점점 더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더 이상 여기 있고 싶지 않다고 느낀 순간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양극성 장애를 가진다는 것은 끊임없는 정신 질환의 상태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조증 에피소드에 들어가면 그 순간에는 완전히 아픈 상태다. 반대로 에피소드가 아닐 때는 완전히 정상이다. 그 점이 가장 어렵다"고 토로했다.

예는 아내 비앙카 센소리의 권유로 치료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몇 달 전 바닥을 찍은 뒤 아내의 권유로 나는 마침내 도움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약물 치료와 상담, 운동과 절제된 생활을 병행 중이다.

레딧 포럼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양극성 장애 경험담을 접하며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예는 "공동체의 리더로서 나의 말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파급력을 가진다. 조증 상태에서 나는 그 사실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약물 치료, 상담, 운동, 그리고 절제된 삶이라는 효과적인 체계를 통해 새로운 기준선과 중심을 찾아가고 있다"며 "음악, 의류, 디자인 등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예술에 나의 에너지를 쏟고 있다. 세상을 돕기 위한 다른 새로운 아이디어들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예는 "나는 동정이나 면죄부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너희의 용서를 바란다"며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을 겪는 동안 인내와 이해를 부탁하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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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 퇴치를 목표로 하는 미국 시민단체 ADL(반명예훼손연맹)은 사과문을 접한 뒤 "사과는 늦었지만 의미는 있다"면서 "진정한 사과는 앞으로 반유대적 행동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예는 과거 반유대 발언과 나치 찬양으로 인해 막대한 대가를 치렀다. 이지 부스트 시리즈로 오랜 기간 협업했던 아디다스는 2022년 10월 계약을 해지했다. 발렌시아가와 게스 등 주요 브랜드들도 잇따라 손절을 선언했다.

포브스는 당시 예의 자산 가치가 15억 달러(약 2조원)에서 4억 달러(약 5000억원)로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아디다스와의 계약 해지만으로 약 11억 달러(약 1조 5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됐다.

전 부인 킴 카다시안은 2020년 예의 양극성 장애에 대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칸예 웨스트는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다. 양극성 장애를 겪는다는 게 칸예의 꿈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줄어들거나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또한 칸예의 천재성의 일부분"이라고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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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옐로삭스마피아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