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중단 됐는데…작년보다 판매율 191% 오르더니 올 겨울 '최고 유행템' 된 이것

2026-01-27 12:18

추위 속 부활한 모피, 동물권과 트렌드의 균형을 찾다

한때 패션계에서 퇴출됐던 모피가 강력한 부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동물 보호 기조로 줄줄이 사용 중단을 선언했던 모피가 올 겨울 재조명되며 매출 급증세를 기록하고 있다.

모피 코트를 입은 블랙핑크 제니 / 제니 인스타그램
모피 코트를 입은 블랙핑크 제니 / 제니 인스타그램

지난 26일 패션 플랫폼 29CM에 따르면 한파 특보가 내려졌던 작년 12월 말부터 한 달간(2025년 12월 20일~2026년 1월 18일) 퍼 재킷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1% 급증했다. 영하권 날씨가 이어지자 보온성과 스타일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되며 판매가 크게 늘었다.

패션 업계는 모피 수요 증가에 맞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작년 말 최고급 원단으로 여겨지는 세이블 행사를 진행했다. 부산 센텀시티점에서는 올해 2월까지 모피 제품만 모은 팝업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모피 열풍은 한국에 한정되지 않는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CNN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진짜 동물 모피 코트를 입고 뉴욕 시내를 활보하는 모습은 상상할 수 없지만, 최근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대부분의 도시를 거닐다 보면 마치 모피가 곧 부의 상징이었던 1950년대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틱톡의 Z세대를 필두로 빈티지 모피 아이템과 인조 모피 코트를 활용하는 몹 와이프 트렌드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켄달 제너와 헤일리 비버가 아스펜에서 나란히 시어링 코트를 입은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밍크와 여우 털 등 동물의 가죽과 털을 사용한 모피는 동물권 논란과 트렌드 변화로 한동안 패션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샤넬, 구찌, 프라다 등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모피 사용 중단을 잇따라 선언하며 반모피 흐름에 동참했다.

유튜브, 셀코TV / 잘 먹고 잘 사는 방법
실제로 판매 중인 모피 상품들 / 쇼핑몰 캡처
실제로 판매 중인 모피 상품들 / 쇼핑몰 캡처

글로벌 미디어 기업 콘데 나스트 역시 자사 패션 매체인 보그, 얼루어 등을 통해 동물 모피를 콘텐츠와 광고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생계형 생산이나 원주민 공동체의 전통적 관습에서 비롯된 부산물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는 밍크, 흑담비 털, 여우 털 등 다양한 모피의 판매를 전면 금지했다. 작년 12월 영국패션협회는 향후 런던 패션 위크에 참가하는 모든 브랜드가 모피를 활용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미국패션디자이너협회(CFDA)도 최근 뉴욕 패션 위크 공식 일정에 포함된 컬렉션에서 동물 모피 사용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높은 유럽연합(EU)은 모피를 위한 동물 사육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도 논의 중이다. 유럽 최대 모피 생산국이었던 폴란드는 지난달 2033년까지 단계적으로 모피 사육을 폐지하는 법안을 제정했다.

이러한 흐름과 동시에 최근 모피가 다시 인기를 얻으면서 소비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동물권에 영향을 덜 주는 중고 모피를 구매하거나 인조 모피인 페이크 퍼를 선택하는 식이다. 윤리적 소비와 트렌드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이 모피 시장의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중고 거래 사이트 더리얼리얼에서 작년 빈티지 모피 코트 검색량은 전년 대비 191% 증가했다.

밍크 모피 재킷 검색량은 280% 급증했다. 해당 사이트 내 모피 외투의 평균 판매가도 같은 기간 18% 올랐다. CNN은 "소비자들이 인조 모피가 본질적으로 플라스틱이라는 점과 기존 옷을 더 오래 입고 중고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피 코트를 입은 킴 카다시안 /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모피 코트를 입은 킴 카다시안 / 킴 카다시안 인스타그램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산업학과 교수는 "녹색 소비, 동물 보호, 윤리적 소비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동물을 학대하는 방식으로 얻어진 동물의 털이나 모피 소비를 억제하자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조 모피나 실제 동물 털이 아니지만 동물 털과 매우 유사한 대체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제품들은 보온성도 좋고 실제 동물 털과 구별이 어려울 만큼 정교해졌다"고 덧붙였다.

인조 모피는 폴리에스터, 아크릴, 나일론 등 합성섬유로 만들어진다. 1929년 처음 소개된 페이크 퍼는 초기에 남미 알파카 털로 구성됐다. 1950년대 중반 알파카 털을 아크릴 폴리머로 대체하면서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져 오늘날의 합성 모피가 탄생했다.

인조 모피는 천연 모피와 달리 보관과 성형이 용이해 디자인과 색깔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천연 모피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요인이다. 물세탁이 가능해 관리도 간편하다.

home 유민재 기자 toto742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