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없는 소고기, 딱 이틀 만에 부드럽고 맛있게 바꾸는 방법... 드디어 개발됐다

2026-01-31 07:36

정부 인증 “48시간 만에 육질 25% 부드러워지고 풍미 1.5배 증가”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방식으로 숙성한 소고기. / OBS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방식으로 숙성한 소고기. / OBS

소고기 건식숙성의 공식이 바뀌고 있다. 3주는 기다려야 했던 숙성 시간이 단 이틀로 줄어들었다. 적외선 기술 덕분이다.

건식숙성, 일명 드라이 에이징은 고기를 공기에 노출해 숙성하는 방식이다. 고기가 연해지고 풍미가 좋아지는 게 특징이다. 스테이크하우스에서 비싼 값에 파는 숙성육이 바로 이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건식숙성의 원리는 간단하다. 시간이 고기를 변화시킨다. 온도 0~4도, 습도 75~85%의 환경에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고기 속 효소가 단백질을 분해한다.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이유다. 동시에 수분이 증발하면서 감칠맛이 농축된다.

숙성 중에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면서 감칠맛 성분인 글루탐산이 증가한다. 지방이 산화되면서 버터 같은 고소한 향이 생긴다. 근육 조직이 느슨해지면서 씹는 질감이 부드러워진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시간이다. 효소 반응이 충분히 일어나려면 최소 3주는 필요했다. 그 사이 무게가 줄어들고 상한 부분도 생겼다. 생고기 대비 60~70%밖에 남지 않아 숙성 효율이 떨어졌다. 이것이 숙성육이 비싼 이유였다.

게다가 위험도 따랐다. 습도와 온도 관리를 잘못하면 세균이 번식했다. 곰팡이가 피기도 했다. 숙성고 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전문 지식이 필요한 영역이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적외선 소고기 숙성장치' / OBS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적외선 소고기 숙성장치' / OBS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적외선 소고기 숙성장치'가 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비결은 적외선과 냉풍의 조합이다. 20~35도의 적외선으로 고기 표면을 가열한다. 동시에 고기 온도보다 2도 낮은 냉풍을 쏘인다.

이렇게 하면 고기 표면의 수분 활성도가 80%로 낮아진다. 세균이 증식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세균에게 수분 활성도 80%는 사막과 같다. 증식할 수 없다. 하지만 효소는 다르다. 효소 반응은 오히려 촉진된다. 온도가 높아져 효소 활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효소는 온도가 올라가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일반 냉장고에서는 효소가 천천히 일한다. 하지만 적외선으로 온도를 높이면 효소가 빠르게 일한다. 단백질 분해 속도가 빨라진다. 3주 걸리던 일이 이틀 만에 끝나는 이유다.

냉풍은 또 다른 역할을 한다. 고기 내부 온도가 너무 올라가는 것을 막는다. 표면만 데워지고 내부는 차가운 상태를 유지한다. 이 온도 차이가 중요하다. 표면에서는 효소가 활발하게 일하고, 내부는 신선한 상태를 유지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48시간 만에 육질이 25% 부드러워졌다. 풍미를 느끼게 해주는 인자는 1.5배 늘어났다. 기존 건식숙성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식자들은 "생고기보다 오히려 풍미가 더 나서 너무 고소한 맛이 좋다"고 평가했다.

이 기술은 기존 라디오파 숙성장치의 후속 모델이다. 라디오파 숙성장치도 같은 원리로 작동했지만 몇 가지 개선점이 있다.

먼저 가격이다. 장치 가격이 기존 건식 숙성고 수준으로 낮아졌다. 일반 음식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는 수준이다. 1회 숙성 용량은 30~40kg으로 라디오파 숙성장치(10~20kg)보다 2배 이상 많다. 생산성이 크게 올라갔다.

설치와 관리도 쉽다. 기존 건식 숙성고는 온도와 습도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했다. 하지만 이 장치는 버튼만 누르면 된다. 자동으로 적외선과 냉풍을 조절한다. 전문 지식 없이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OBS에 따르면 현재 여러 곳에서 이 기술을 도입했다. 일부 업체는 이미 숙성육 제품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반응이 뜨겁다. 매일 생산한 제품이 바로바로 완판된다. 가격이 저렴한 것이 주효했다.

기존 숙성육은 무게 손실과 긴 숙성 기간 때문에 비쌌다. 하지만 새로운 방식은 이틀 만에 끝나고 무게 손실도 적기에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건식숙성이 빨라지면 좋은 점이 많다. 소비자는 더 저렴하게 숙성육을 먹을 수 있다. 이제 일반 식당에서도 숙성육을 만날 수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먹던 음식이 대중화된다.

축산농가는 앞다리, 우둔, 설도 같은 저지방 부위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런 부위가 싸게 팔렸다. 지방이 적어 질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숙성하면 달라진다.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부드러워진다. 가치가 올라간다. 등심이나 채끝 같은 고급 부위만 비싸게 팔리는 게 아니다. 모든 부위가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소 한 마리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당연히 축산농가 소득이 늘어난다.

유통업체도 반긴다. 긴 숙성 기간은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 3주 동안 창고에 묶여 있으면 자금 회전이 늦어지지만 이제 이틀이면 된다. 빠르게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다.

숙성 기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풍미 미생물을 활용한 방법도 연구 중이다. 특정 미생물을 첨가해 풍미를 더욱 높이는 방식이다. 기술 고도화와 활용 범위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

소고기 자료사진. / 픽사베이
소고기 자료사진. / 픽사베이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