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서 이틀 동안 3만6500명 총 맞아 사망”

2026-01-26 15:10

이란 당국 발표보다 최소 10배 이상 사망자 많은 듯

이란 시위 현장 / 'Sky News Australia' 유튜브
이란 시위 현장 / 'Sky News Australia' 유튜브

이란에서 단 이틀 만에 최대 3만명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타임지는 25일 이란 보건부 고위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지난 1월 8~9일 이틀간 최대 3만명이 거리에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사망자가 너무 많아 시신 가방이 바닥났고, 구급차 대신 18륜 트레일러 트럭으로 시신을 실어 날랐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 수치는 이란 당국이 지난 21일 발표한 공식 사망자인 3117명을 10배 가까이 웃도는 규모다.

타임지에 따르면 독일계 이란인 안과의사 아미르 파라스타는 의사들과 응급요원들이 수집한 병원 기록을 토대로 지난 23일 기준 사망자가 3만304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파라스타는 이 수치에도 군 병원 사망자나 영안실로 바로 옮겨진 시신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실제 수치는 훨씬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국가안보위원회는 전국 약 4000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반체제 매체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혁명수비대 정보기관이 24일 작성한 보고서에서 지난 8~9일 이틀간 사망자를 3만6500명으로 집계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매체는 내무부가 20일 대통령실에 제출한 보고서엔 사망자가 3만명을 넘었고, 21일 국회 국가안보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엔 2만7500명으로 기재됐다고 전했다.

미국 소재 인권운동가통신은 시위 28일째인 이날까지 5459명의 사망을 확인했으며, 1만7031건의 사망 사례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진 대량 학살은 나치의 홀로코스트 이후 사례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는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지난 9일 최고국가안보위원회에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라"고 명령했다고 이란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이후 보안군은 "자비를 보이지 말고 사살하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에 따라 사망자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검증한 영상들을 보면 테헤란 파르스의 한 경찰서 옥상에서 보안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는 장면이 나온다. 배경에선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들렸다. 다른 영상에선 최루탄이 군중 속으로 던져지고, 보안군이 곤봉으로 시위대를 구타하는 모습, 거리에 흩어진 시신들이 포착됐다.

테헤란의 한 병원 간호사는 뉴욕타임스에 병원이 "전쟁터 같았다"고 말했다. 다른 병원 의사는 지난 9~10일 시간당 평균 70명의 총상 환자가 들어왔으며 상당수가 도착 즉시 또는 얼마 안 돼 숨졌다고 전했다. 마슈하드의 한 의료진은 병원에 가기 두려워하는 부상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도시 외곽 빌라에 임시 응급처치소를 차렸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8일 테헤란 사데기예 지역에서 남편 알리의 품에 안긴 채 목에 총을 맞고 숨진 45세 나심 푸라가이의 사례를 전했다. 목격자에 따르면 그녀는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도움을 청한 알리는 흩어지는 군중 속에서 아무 응답도 받지 못했다. 결국 알리는 식어가는 아내의 몸을 안고 1시간 넘게 걸어 차까지 간 뒤 병원으로 향했지만 사망 선고를 받았다.

타임지는 지난 9일 이스파한에서 애니메이션 작가 지망생이던 23세 사흐바 라시티안이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에 맞아 숨진 사례를 소개했다. 친구는 타임지에 "아무도 구호를 외치기도 전에 사흐바가 땅에 쓰러져 있었다. 그의 언니가 손에 피가 묻은 걸 봤다"고 말했다. 사흐바는 인근 병원 수술대에서 숨을 거뒀다. 친구는 "사흐바는 늘 자기 이름을 농담거리로 삼았다. '사흐바는 와인이란 뜻인데, 나는 이슬람공화국에서 금지됐어'라며 웃곤 했다"고 회상했다. 장례식에선 종교 의식이 금지됐고, 아버지는 흰옷을 입었다고 전했다.

이란인터내셔널은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사령관들이 하메네이의 9일 연설 이후 "공포를 통한 승리" "반란이 사라질 때까지 싸워라"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또 테헤란의 의사와 간호사 7명이 보안군이 병원에 들어와 치료 중이던 부상자들을 끌고 갔다고 증언했다고 전했다. 두 명의 간호사는 테헤란 서부의 충돌 지역에서 부상당한 젊은 남성이 구급차에 실린 뒤 보안요원이 차에 올라타 그를 두 차례 쏴 눈앞에서 죽였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