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면서 서울시가 전면적인 감량 정책에 나섰다. 핵심은 단순하다. 시민 1명당 연간 종량제봉투 1개 분량을 줄이자는 목표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2027년까지 하루 약 120톤, 자치구 1곳이 배출하는 양에 맞먹는 생활폐기물을 감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천만 시민 실천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고 26일 밝혔다. 시민 참여를 중심에 두고 제도와 인프라 개선을 병행해 2033년까지 생활폐기물 공공처리 100%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 감량에 그치지 않고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서울시는 이미 일정 수준의 성과를 냈다. 2020년 대비 2025년 추정치 기준으로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하루 206톤 줄였다. 자치구 평균 발생량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직매립 금지라는 환경 변화 앞에서 기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시민 행동을 전면에 내세운 체질 전환 프로젝트를 선택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인식과 약속이다. 서울시는 올 상반기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집중 운영해 분리배출과 감량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첫 단계로 ‘분리배출 실천서약 챌린지’를 진행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시작으로 25개 자치구 구청장, 시민까지 참여해 10만 명 서약을 목표로 한다. 서약 내용은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비닐과 플라스틱의 종량제봉투 혼입 금지, 종이류 분리배출, 다회용기 우선 사용, 장바구니와 텀블러 지참 등 일상에서 바로 실천 가능한 항목으로 구성된다.

생활 속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생활폐기물 다이어트 100일의 도전’에는 시민과 시민모임 354명을 모집해 100일간 운영한다. 숫자 354는 서울시민 1인당 하루 평균 생활폐기물 배출량 354g에서 따왔다. 참여자는 휴대용 저울로 배출량을 직접 재고 체크표를 작성한다. 우수 참여자에게는 시민 표창과 에코마일리지가 제공되며, 최우수 활동자는 6월 환경상 시상식에서 서울특별시장상을 받는다.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한 실험도 병행된다. 서울시는 25개 아파트 단지를 공개 모집해 ‘우리아파트 폐기물 다이어트 365일’을 진행한다. 단지별 재활용 가능 자원 배출량을 측정해 종량제 배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우수 단지에는 1천만 원 상당의 서울 에코마일리지와 분리배출 환경개선 사업이 지원된다.

현장 중심 교육도 강화된다. 주택가와 전통시장, 외국인 밀집지역을 찾아가는 ‘자원순환 시민공감 프로젝트’를 통해 맞춤형 분리배출 교육을 진행한다. 분리배출 취약 지역에서는 종량제봉투를 열어 혼입 실태를 점검하고, 배달 다회용기 사용, 다국어 분리배출 가이드 배포 등 지역 특성에 맞춘 방식으로 접근한다. 올해 말까지 초등학교 30곳, 총 4천 명을 대상으로 체험형 자원순환 교육도 진행된다.
‘1인당 연간 종량제봉투 1개 줄이기’가 달성되면 감량 규모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일평균 생활인구 1천만 명 기준 하루 약 60톤, 2년간 약 4만4천 톤의 생활폐기물이 줄어든다. 여기에 광역 자원회수시설 건립과 현대화를 더해 2033년까지 하루 2,700톤 공공 처리 능력도 확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정책 설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보고 자치구와 민간의 실행력을 강조한다. 자치구는 지역 여건에 맞는 감량 목표와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시는 실질적인 감량 성과를 기준으로 사업비를 지원한다. 현재 1천 명 이상 참여하는 서울시 주관 행사에서 의무화된 다회용기 사용도 대학과 민간 축제로 확대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쓰레기를 덜 버리자는 구호에 그치지 않는다. 직매립 금지라는 제도 변화에 대응해 시민 행동을 구조적으로 바꾸고, 2050년 탄소중립도시로 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다. 종량제봉투 1개를 줄이는 일상이 서울 전역에서 반복될 수 있을지가 이 정책의 성패를 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