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도 양파는 국과 찌개, 볶음과 고기 요리까지 빠지지 않고 쓰이는 식재료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장을 자주 보러 나가기보다는 한 번에 넉넉히 사두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문제는 보관이다. 껍질이 붙은 생양파는 비교적 보관법이 잘 알려져 있지만, 손질이 끝난 깐양파는 이야기가 다르다. 편리하다는 장점과 달리, 잘못 보관하면 며칠 만에 물러지거나 냄새가 나기 쉽다.
최근 마트와 온라인몰에서 깐양파 판매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고민과 맞닿아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바로 조리할 수 있는 식재료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깐양파는 껍질이라는 자연 보호막이 제거된 상태라 수분 증발과 미생물 증식이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생양파보다 보관 기간이 짧고, 냉장고 안에서도 쉽게 변질된다.

깐양파를 오래 두고 먹기 위해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공기와 수분을 동시에 관리하는 것이다. 양파는 수분이 많은 채소이지만, 표면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오히려 부패가 빨라진다. 마트에서 구매한 깐양파는 집에 오자마자 상태를 확인하고, 겉면에 맺힌 수분을 키친타월로 한 번 닦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간단한 작업만으로도 보관 기간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지퍼백을 활용하는 방법은 가장 간편하면서 효과적이다. 물기를 제거한 깐양파를 키친타월로 한 번 더 감싼 뒤 지퍼백에 넣는다. 이때 공기를 최대한 빼주는 것이 핵심이다. 공기가 남아 있으면 양파 표면이 산화되면서 무르거나 냄새가 날 수 있다. 지퍼백 안에 키친타월을 함께 넣어두면 남은 수분을 흡수해 주는 역할도 한다. 이렇게 보관하면 냉장고 채소 칸에서 일주일 이상 비교적 신선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호일을 활용한 보관법도 효과적이다. 알루미늄 호일은 빛과 공기를 차단하는 성질이 있어 깐양파 보관에 유리하다. 깐양파를 한 개씩 개별 포장하듯 호일로 감싸는 것이 좋다. 여러 개를 한꺼번에 싸기보다는 사용 단위로 나누는 것이 위생적이다. 호일로 감싼 양파는 다시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넣어 냉장 보관하면 냄새가 퍼지는 것도 막을 수 있다.
깐양파를 반으로 자르거나 잘라둔 상태라면 보관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절단면이 공기에 노출되면 빠르게 마르고 변색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절단면을 랩이나 호일로 밀착해 감싸는 것이 중요하다. 랩을 사용할 때는 절단면에 빈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손으로 꾹 눌러 붙여야 한다. 그런 뒤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넣어 이중으로 차단해 주면 좋다.

냉장고 안 위치도 중요하다. 깐양파는 온도 변화가 적은 채소 전용 칸에 두는 것이 가장 좋다. 냉장고 문 쪽은 열고 닫을 때마다 온도가 바뀌어 양파의 신선도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사과나 배처럼 에틸렌 가스를 많이 발생시키는 과일과 함께 두지 않는 것이 좋다. 이 가스가 양파의 노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 더 오래 보관하고 싶다면 냉동 보관도 선택지다. 다만 냉동한 깐양파는 해동 후 식감이 달라지기 때문에 생으로 먹기보다는 국이나 볶음용으로 적합하다. 용도에 맞게 채 썰거나 다져서 소분한 뒤 지퍼백에 넣어 냉동하면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어 편리하다. 냉동 전에도 물기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깐양파 보관의 핵심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물기는 닦아내고, 공기는 차단하며, 사용 단위로 나눠 보관하는 것이다. 지퍼백과 호일만 잘 활용해도 깐양파의 수명을 눈에 띄게 늘릴 수 있다. 추운 겨울, 굳이 장을 보러 나가지 않아도 냉장고 속 깐양파를 안심하고 꺼내 쓸 수 있다면 일상의 번거로움도 한결 줄어든다. 작은 보관 습관 하나가 겨울 식탁을 훨씬 여유롭게 만들어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