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간의 단식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류로 끝내고 회복 중이다. 장 대표는 지난 22일 박 전 대통령 권유를 받아들여 단식을 중단하고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건강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이번 주 후반 조기 당무 복귀를 추진하고 있다. 병상에서도 현안을 점검하며 빠른 복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단식을 통해 보수 진영 결집이라는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이 2016년 탄핵 소추 이후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단식 중단을 설득한 장면은 상징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것은 2016년 대통령 신분으로 국회 시정연설을 했을 때가 마지막이다. 10년 만의 국회 방문이 장 대표 단식 만류를 위한 것이었다는 서사가 만들어졌다.
개혁보수 성향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0일 단식장을 찾아 손을 맞잡았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해외 일정을 앞당겨 마치고 귀국해 장 대표를 찾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등 현직 지자체장들도 단식장을 방문했다. 지도부와 이견을 보여온 소장파 의원 모임 대안과 미래도 단식 국면에서 대여 투쟁에 집중하기로 입을 모았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장 대표 단식 중단 이후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단식 투쟁을 언급하며 당시 민주화 세력 결집의 계기가 됐던 것처럼 이번 단식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단식 기간 중 실시된 여론조사의 결과는 국민의힘을 착잡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2%포인트 하락한 22%를 기록했다. 장 대표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무선전화 가상번호로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된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p), 접촉률은 43.4%, 응답률은 12.3%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도 국민의힘은 20%로 직전 조사 대비 3%p 하락했다. 통일교·공천헌금 의혹에 대한 특검법 수용을 요구하며 극단적 투쟁에 나섰지만 여론 반전 효과로는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된 이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20.2%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당 지지율 26%를 기록했던 2주 전과 비교할 때 보수·중도 성향 유권자의 지지율이 모두 하락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보수 성향 유권자 지지율은 60%에서 55%로 떨어졌고, 중도층도 16%에서 13%로 하락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 결집이 지지율 확대로 이어지지 않은 까닭에 장 대표 단식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 정치권에서는 단식이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지지층 확장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귀 후 장 대표가 우선 추진할 과제는 당 쇄신 작업이다. 지방선거 청년 의무 공천제 도입, 전문가 중심의 국정 대안 태스크포스 설치, 주간 민생경제 점검 회의 운영, 여의도연구원 정책 개발 기능 향상 등 기존 쇄신안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당명 개정 작업도 설 연휴 전 마무리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전 책임당원 77만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RS 조사에서 68.19%가 당명 개정에 찬성했다. 당은 전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새 당명 공모전을 실시하고 전문가 검토를 거쳐 2월 중 당명 개정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장 대표 측은 지지층 결집을 통해 지지율 기반을 안정화한 뒤 중도층을 겨냥한 외연 확대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전통적인 지지층이 결집해 외연 확대의 단계로 넘어가는 당 지지율 기준선을 30% 초반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 지지율이 20% 초반대에 머물러 있어 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문제는 장 대표 복귀 이후 행보의 효과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남아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지난 14일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징계를 결정했다. 제명 여부는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 전 대표 제명 결정에 대해 적절하다는 응답이 33%, 부적절하다는 응답이 34%로 팽팽하게 맞섰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에서는 48%가 적절하다, 35%가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중도층에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37%로, 적절하다는 응답 26%를 크게 앞섰다. 장 대표로선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지도부는 대체로 한 전 대표의 제명이 불가피하다는 기류이지만 결단 시점에 대한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지방선거 일정이 촉박한 만큼 논란을 조기에 정리해야 한다는 의견과 지지층 결집 흐름 속에서 징계 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공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