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은 지옥이다”... 17만 탈북 유튜버 김서아 북한의 썩은 집단 벗어나 '돈의 맛'을 느끼기까지의 피눈물 나는 기록

2026-01-24 20:05

-“노동의 대가는 국가의 것”…세뇌된 ‘국가 자산’에서 주체적 ‘크리에이터’로 깨어나기까지
-“내 심장은 이제 '혁명'이 아니라 '떡상'에 뛴다...조회수 맛(?) 본 북한 여자의 행복한 중독”

"유튜브 수익이요? 처음에는 마치 '검은 돈'처럼 느껴졌습니다. 북한에서는 내가 흘린 땀의 대가를 국가에 바치는 게 너무나 당연했으니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오롯이 '나의 노력'으로 번 돈을 내가 갖는다는 것, 그 거대한 죄책감을 깨부수는 것이 제 정착의 첫걸음이었습니다."

17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 '김서아TV'의 운영자이자 크리에이터 김서아 씨가 유튜브라는 광장(廣場)에 나와 자신의 내면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대중이 '탈북 미녀'라는 타이틀과 그녀의 화려한 외모에 주목할 때, 김서아는 체제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 '자본주의 시스템 속 지속 가능한 생존(Sustainability)'이라는 묵직한 숙제를 풀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김서아 / 크티 신효준 대표 / 현장음 프로덕션 제공
김서아 / 크티 신효준 대표 / 현장음 프로덕션 제공

◇ “평양은 지옥이었다”… ‘자유’를 맛본 뒤 찾아온 필연적 각성

그동안 김서아의 삶은 철저히 ‘국가’를 위해 설계되어 있었다. 18살 어린 나이에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캄보디아 북한 식당 파견 생활. 하루 1,500명의 손님을 치러내며 공연과 서빙을 병행했던 그녀는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당의 자금을 채우는 ‘외화벌이 전사’였다.

하지만 김서아는 이 고된 타지 생활 속에서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의 자유’를 맛봤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캄보디아 생활 후 돌아간 평양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미 넓은 세상을 경험한 그녀에게 통제된 사회는 견딜 수 없는 질곡이었다. 즉, 그녀가 목숨을 건 탈북을 감행한 것은 단순한 배고픔 때문이 아니라, ‘나’라는 자아를 찾고 주체적인 삶을 살겠다는 근원적인 갈망(Craving) 때문이었다.

◇ 가족의 희생 위에서 핀 ‘유튜브’… 생계 넘어선 ‘증명’의 도구

김서아의 성공은 단순히 ‘운’이나 ‘호기심’에 기대지 않았다. 그녀는 한국 정착 초기, 낯선 환경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감이 바닥을 치는 경험을 했다. 설상가상으로 탈북 후 북한에 남겨진 아버지가 추방당해 돌아가셨다는 비보(悲報)는 그녀를 죄책감의 늪으로 밀어 넣었다.

하지만 그녀는 숨는 대신 ‘세상 밖으로’ 나오는 길을 택했다. 필라테스 강사로서의 커리어 홍보를 위해 시작한 유튜브는 이제 그녀에게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섰다. 김서아는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더 당당하고 보란 듯이 성공해야 했다”며,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증명하는 것이야말로 남겨진 자의 책무이자 생존 전략임을 역설했다. 조회수와 반응에 민감해진 자신을 보며 “이제 진짜 크리에이터가 다 된 것 같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프로의 비장함이 엿보인다.

◇ “북한으로 돌아가라?” 악플 일갈… 북한에 없던 ‘콘텐츠’ 개념 적응완료

김서아가 영상에서 언급하는 ‘악플 대처’나 ‘문화적 차이’는 철저히 ‘소통과 이해’에 닿아 있다. 가족이라는 아픈 역린(逆鱗)을 건드리는 비아냥은 여전히 가슴을 후벼 파는 고통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 죄책감에 무너지는 대신, 마음속에 단단한 굳은살을 만들며 '반드시 살아남아 증명하겠다'는 생존의 동력으로 삼고 있었다. 북한에는 존재조차 하지 않던 ‘콘텐츠’라는 개념을 익히고, ‘5과 생’에 대한 오해나 ‘북한 여성과의 연애 팁(더치페이 문화의 차이)’ 등을 솔직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화법은 폐쇄적인 북한 사회를 이해시키는 ‘문화적 해독제’ 역할을 하고 있다.

김서아는 “꾸준함이 나의 무기”라고 강조한다. 반짝 뜨고 사라지는 이슈 몰이꾼이 아니라, 남과 북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간극을 메우는 ‘가교(Bridge)’로서 또한 그저 단순하게 '잘'하는 크리에이터로서 오랫동안 살아남겠다는 포부다.

김서아의 항해는 이제 ‘탈북민’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본주의라는 거친 바다 위에서 스스로 노를 젓는 ‘주체적 크리에이터’로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크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수상한 팟캐스트' / 현장음 프로덕션 제공
크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수상한 팟캐스트' / 현장음 프로덕션 제공
home 장우준 기자 junmusic@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