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금 시장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지속되고 있다. 24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순금 1돈(3.75g) 매입가(살 때 가격)가 101만5000원을 기록했다. 매도가(팔 때 가격)는 84만6000원이다. 지난해 초 50만원대였던 순금 1돈 가격이 1년여 만에 두 배 수준으로 급등한 것이다. 지난 21일 순금 1돈이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한 뒤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이날 18K 매도가는 62만1900원, 14K 매도가는 48만2300원이다. 백금은 1돈당 매입가 56만1000원, 매도가 45만5000원, 은은 매입가 2만3780원, 매도가 1만6730원에 거래됐다. 
국제 금 시장도 강세다. 23일(현지시각) 오전 10시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4% 오른 온스당 4981달러에 거래됐다. 온스당 50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국제 은 시장도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은 현물 가격은 미 동부시간 오후 1시 48분께 전장보다 5% 오른 온스당 100.94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넘어섰다. 국제 은값은 지난해 150% 넘게 폭등한 데 이어 새해 들어서도 이날까지 40% 넘게 오르며 파죽지세의 랠리를 펼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기축통화인 달러화 비중을 줄이고 대체 안전자산인 금 수요를 늘린 것이 금값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미 연방정부의 높은 부채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신뢰까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이 달러화를 대체할 안전자산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상대로 해임 압박 수위를 높일 때마다 급등세를 보였다. 이달 초 파월 의장이 형사기소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에도 금값이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연준의 독립성 침해가 과도한 통화완화 정책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시도 과정에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관세 부과를 위협한 것도 달러화 자산 매도를 촉발하는 요인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달 들어 베네수엘라 정국 불안, 이란 반정부 시위 확산 등 국제 정세 불확실성도 금값을 밀어올렸다.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도 금값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금리가 하락할 경우 금값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연준은 지난 2024년 9월부터 작년 12월까지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현 3.50∼3.75%로 1.75%포인트 낮췄다.
금값 급등에 따라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 등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 잔액은 21일 기준 2조129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말 처음 1조원을 넘어선 지 약 10개월 만에 2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만 1978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골드바 판매도 급증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해 골드바 판매액은 약 6900억원으로 전년(1654억원)보다 4배 이상 증가했다. 연말 일시 중단됐던 골드바 판매가 새해 재개되면서 다시 수요가 몰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