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내 장남, 시아버지 훈장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

2026-01-23 16:56

장남 입학 설명 번복, 부정입학 의혹 핵심 쟁점으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남의 연세대 입학 경위와 부정청약, 갑질 논란 등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특히 장남의 대학 입학을 둘러싼 설명이 번복되면서 부정입학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1회국회(임시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장남의 연세대 입학 전형과 관련해 “사회기여자 전형, 국위선양자로 입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이 ‘장남이 다자녀 전형으로 연세대에 입학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장남과 차남을 헷갈렸다”고 답했다.

앞서 이 후보자는 국회 서면답변에서 “장남이 다자녀가구 전형으로 연세대에 입학했다”고 밝혔지만, 장남이 입학한 2010학년도에는 다자녀 전형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후보자는 장남의 입학 경위에 대해 “연세대는 국위선양자의 기준으로 훈장 종류를 정해 놓고 있다”며 “시부께서 정치인으로서의 공적이 아니라 공무원으로 평생 봉직한 공적을 인정받아 청조근정훈장을 받았고, 그것으로 자격요건이 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연세대 사회기여자 전형의 지원 자격에는 ‘국위선양자’가 포함돼 있었고, 대학은 국위선양자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거나 업적을 내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한 자, 또는 그의 자녀 및 손자녀’로 규정했다. 이 후보자의 시아버지인 김태호 전 내무부 장관은 4선 의원 출신으로 청조근정훈장을 받았다. 청조근정훈장은 공적이 뚜렷한 공무원에게 수여되는 1등급 훈장으로, 퇴임 대법관이나 장관 등 고위 공직자에게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당시 수시 모집 요강 어디에도 ‘훈장을 받은 사람을 국위선양자로 인정한다’는 규정은 찾을 수 없다”며 “입학 사정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100% 부정입학으로 추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국민은 훈장 받은 할아버지가 있다고 해서 연세대에 이 전형을 넣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남 입학 당시 장남의 부친이 연세대 교무처 부처장을 지냈다는 점도 함께 거론되며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정경제기획위원장도 “후보자 자녀는 조부의 청조근정훈장 서훈을 근거로 국위선양자 손자녀에 해당해 전형에 지원했고 합격했다고 답변했다”며 “헌법 제11조 3항은 훈장 등의 영전은 이를 받은 자에게만 효력이 있고 어떠한 특권도 이에 따르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임 위원장은 연세대 입학요강과 심사 결과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이 후보자는 이에 동의했다.

청문회에서는 갑질 논란과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인턴과 관련해 곧바로 사과했다고 했지만, 인턴 직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사과는 없었고 이후에도 폭언이 이어졌다고 말했다”며 “위증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성훈 의원은 “후보자는 이 청문회장에 와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며 “궤변과 위증, 의혹 뭉개기로 일관했다”고 비판했고, 보좌진 폭언 음성을 직접 재생하며 “보좌진들은 ‘악마를 보았다’고 말한다”고 했다.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과 관련해 박 의원은 “장관직과 원펜타스 중 무엇을 선택하겠는가”라며 “부양가족 수를 늘려 허위 가점으로 당첨될 경우 징역 5년에 처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이소영 의원은 부정청약 해명과 관련해 “‘장남이 혼례 이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파경에 가까운 상태라는 며느리가 혼자 사는 집에 두 달 동안 들어갔다가 다시 두 달 후에 집을 교대한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왜 신혼부부가 1년 5개월이 지나서야 다시 함께 살게 됐고, 왜 하필 그날이 국토부의 원펜타스 부정청약 조사 결과가 발표된 다음 날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질의가 끝나자 임 위원장은 “예리하다”고 말했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비상입법기구 설치·운영을 위한 예산 확보와 국회 운영비 중단을 지시하는 쪽지를 전달했다는 증언이 있다”며 “후보자가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용기 있게 행동하려고 이번 일을 계기로 다잡고 있다”며 “계엄 옹호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변명의 여지 없이 사과한다”고 답했다.

정일영 민주당 의원은 “재산도 늘리고 명예도 얻고 출세도 하면서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온갖 일을 한 것처럼 보인다”며 “이런 사람이 기획예산처 장관이 되면 청년들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아파트를 포기하겠다는 각오 정도는 보여야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자격이 있다”며 의지를 묻자, 이 후보자는 “있다”고 답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