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한 조사 결과를 공개한 방송인 김어준 씨를 겨냥해 국무총리실이 강도 높은 유감을 표명했다.

총리실은 23일 공식입장을 내고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시키지 말아 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계속 포함시키는 일부 조사에 대해 매우 심각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미 경쟁력을 갖춘 다른 후보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본인의 명확한 의사에 반해 특정 인물을 조사에 포함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조사기관과 이를 공개한 행위는 명백히 금도를 넘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된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를 제외해 달라는 기존 요청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했다.
이번 반발은 김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 총리가 포함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가 공개된 직후 나왔다. 총리실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차기 서울시장 선거를 다룬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를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말아 달라고 언론사와 조사기관에 요청해 온 바 있다.
김 씨는 해당 방송에서 김 총리의 입장을 언급하면서도 조사 포함을 정당화했다. 그는 “본인이 후보에 넣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정권 첫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김 총리 정도의 정치적 위상을 가진 인물은 본인 뜻만으로 빠질 수 없다”며 “정치 상황에 따라 언제든 차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본인은 선거에 관심이 없다고 했지만, 정치 현실은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방송에 따르면 무선전화면접(CATI) 방식으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 진보 진영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20.9%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이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 김 총리가 7.3%로 뒤를 이었다. 다만 보수 진영 후보와의 가상대결에서는 김 총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의 대결에서는 51.2%,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대결에서는 48.6%의 지지율이 조사됐다.
여론조사꽃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서울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차기 지방선거 진보진영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조사했다. 해당 조사는 무선전화면접(CATI)과 ARS 두 가지 방식으로 실시됐다.
무선전화면접 조사는 통신 3사 제공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했으며 표본크기 2008명, 응답률 9.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ARS 조사는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해 표본크기 3009명, 응답률 5.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다. 조사의 세부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총리실이 문제 삼는 핵심은 수치 자체가 아니라 조사 대상 선정 과정이다. 김 총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차기 서울시장 출마설을 부인해 왔다. 지난달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서도 서울시장 관련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며, 출마 의사가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제가 꼭 출마해야 할 상황도 아니고, 저 말고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인물들이 이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총리가 포함된 여론조사가 반복적으로 공개되면서, 총리실은 공직 수행과 선거 정치가 불필요하게 연결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국무총리를 지방선거 후보군에 올려놓는 방식 자체가 정치적 혼선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총리실의 강경한 반응은 특정 방송이나 조사 하나에 대한 문제 제기를 넘어, 향후 서울시장 선거 국면에서 여론조사와 공직자 이름 사용을 둘러싼 기준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