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냉장고 한켠에 떡국 떡이 어중간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다시 떡국을 끓이기엔 애매하고, 그냥 두자니 굳어가 마음이 쓰인다. 이럴 때 가장 간단하면서도 만족도가 높은 선택지가 바로 기름떡볶이다. 물을 거의 쓰지 않고, 집에 있는 기본 양념만으로도 깊은 맛을 낼 수 있어 남은 떡을 정리하기에 제격이다.
기름떡볶이의 핵심은 양념과 불 조절이다. 양조간장을 기본으로 참치액을 더해 감칠맛을 보강하고, 설탕과 올리고당으로 단맛의 결을 나눈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더해 매콤함을 살리고, 마지막에 참기름으로 향을 정리하면 떡 자체의 쫀득한 식감이 살아난다. 국물이 자작한 떡볶이와 달리, 양념이 떡 표면에 코팅되듯 입혀지는 것이 특징이다.

조리는 프라이팬 준비부터 시작한다. 팬은 바닥이 두꺼운 것이 좋고, 불은 처음부터 끝까지 중약불을 유지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식용유를 소량 두른 뒤 떡국 떡을 올리는데, 이때 떡이 겹치지 않도록 최대한 펼쳐주는 것이 중요하다. 겹쳐진 상태로 조리하면 일부는 타고 일부는 덜 익기 쉽다.
냉장 보관한 떡이라면 바로 사용해도 되지만, 냉동된 떡이라면 조리 전 처리가 맛을 좌우한다. 가장 빠르고 안전한 방법은 뜨거운 물에 30초에서 1분 정도만 담갔다가 건져내는 것이다. 완전히 해동하려고 오래 담그면 표면이 물러져 프라이팬에서 잘 깨진다. 겉면의 냉기만 제거하는 정도가 적당하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경우에는 물을 약간 뿌린 뒤 짧게 나눠 돌리는 것이 좋다.
떡이 팬에서 살짝 말랑해지기 시작하면 양념을 넣는다. 양조간장과 참치액은 팬 가장자리에 둘러 붓듯 넣어 짠맛이 한쪽에 몰리지 않게 한다. 이어 설탕과 올리고당을 넣는데, 설탕은 빠르게 단맛의 골격을 만들고 올리고당은 윤기와 부드러움을 더한다. 고춧가루는 한 번에 많이 넣기보다 나눠 넣으며 색과 향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양념이 들어간 뒤에는 팬을 흔들어가며 떡에 고루 묻히듯 볶는다. 이 과정에서 주걱으로 세게 뒤집기보다는 팬을 들어 흔드는 방식이 떡의 형태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양념이 바닥에서 끓으며 농축되기 시작하면 불을 더 줄이고, 떡 표면에 윤기가 돌 때까지 천천히 조리한다.
참기름은 반드시 불을 끄기 직전에 넣는다. 조리 중에 넣으면 향이 날아가고 기름 맛만 남기 쉽다. 마지막에 한 바퀴 두른 뒤 잔열로 섞어주면 고소한 향이 살아난다. 이때 취향에 따라 통깨를 더해도 좋지만, 기본 양념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도가 높다.
기름떡볶이를 만들 때 가장 흔한 실패는 불 조절이다. 불이 세면 양념 속 당분이 빠르게 타면서 쓴맛이 나고, 떡 표면이 딱딱해진다. 반대로 불이 너무 약하면 떡에서 수분이 빠져나오며 양념이 묽어질 수 있다. 중약불을 유지하며 양념이 졸아드는 타이밍을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더 맛있게 즐기고 싶다면 떡을 팬에 올린 뒤 아무 양념 없이 먼저 겉면을 살짝 굽는 것도 방법이다. 이 과정에서 떡 표면이 살짝 노릇해지면 이후 양념이 더 잘 달라붙고, 식감에도 차이가 생긴다. 또 고춧가루를 넣기 전 팬에 아주 소량의 기름을 추가해 고춧가루를 먼저 볶아주면 텁텁함 없이 매운 향만 살릴 수 있다.
완성된 기름떡볶이는 시간이 지나도 비교적 불지 않고, 한 김 식은 뒤에도 맛의 균형이 유지된다. 간단한 간식으로도 좋고, 밥 없이 한 끼를 대신하기에도 충분하다. 무엇보다 냉장고에 남아 있던 떡국 떡을 전혀 다른 음식으로 바꿔준다는 점에서 만족감이 크다.
남은 떡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될 때, 물 대신 기름과 양념으로 풀어낸 기름떡볶이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 된다. 조리법은 단순하지만, 불 조절과 양념 순서만 지키면 집에서도 충분히 완성도 높은 맛을 보여준다. 냉동실 속 떡국 떡을 다시 꺼내게 되는 이유가 분명해지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