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부쩍 쌀쌀해지면 길거리나 가정에서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간식은 단연 고구마이다. 고구마는 그 자체로도 달콤하고 훌륭한 영양 공급원이지만, 매번 똑같은 방식으로 찌거나 구워 먹다 보면 가끔은 새로운 맛이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이때 냉장고 속에 있는 버터 한 조각을 활용하면 평범한 고구마를 근사한 요리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최근 요리 애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이 방식은 고구마 가운데에 구멍을 뚫고 그 안에 버터를 채워 넣는 조리법이다. 이는 단순히 맛을 더하는 것을 넘어 고구마가 가진 본연의 달콤함을 극대화하고 식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조리법의 핵심은 고구마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부터 버터의 풍미가 배어 나오게 만드는 데 있다. 대개는 고구마를 다 익힌 뒤 껍질을 까서 버터를 발라 먹지만, 그렇게 하면 버터가 겉면에만 맴돌 뿐 속살까지 깊이 스며들지 못한다.
하지만 조리 전에 고구마 중심부에 길게 통로를 만들고 버터를 밀어 넣으면, 열기가 가해짐에 따라 버터가 녹으면서 고구마의 촘촘한 섬유질 사이사이를 촘촘하게 파고든다. 이 과정에서 고구마 내부의 수분이 유지되면서 평소보다 훨씬 촉촉하고 부드러운 상태가 유지된다. 또한 유지방 성분이 고구마에 들어있는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 역할까지 하니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는 셈이다.
맛의 조화 측면에서도 버터는 고구마와 환상적인 짝꿍이다. 고구마는 전분이 많아 자칫 입안이 텁텁해질 수 있는데, 버터의 부드러운 기름기가 매끄럽게 잡아준다. 특히 가염 버터를 선택하면 소금기가 고구마의 단맛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하는 효과를 준다. 설탕이나 시럽을 추가하지 않아도 고구마가 평소보다 훨씬 달게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르신들에게는 추억의 맛을 선사하고, 아이들에게는 서양식 디저트 같은 고급스러운 맛을 느끼게 해준다.

조리를 위해서는 우선 알맞은 고구마를 선택해야 한다. 너무 퍽퍽한 밤고구마보다는 속이 노랗고 수분감이 있는 호박고구마나 꿀고구마를 사용하는 것이 버터와 더 잘 어우러진다. 조리 순서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우선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닦아낸다. 그다음 사과 씨 제거기나 쇠젓가락처럼 길고 단단한 도구를 사용하여 고구마의 세로 방향 중심을 관통시킨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밑바닥 끝까지 완전히 뚫지 않는 것이다. 밑면을 약 1센티미터 정도 남겨두어야 나중에 버터가 녹아 바닥으로 전부 흘러내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구멍을 냈다면 이제 차가운 버터를 준비한다. 버터를 구멍 크기에 맞게 길쭉한 막대 모양으로 잘라 고구마 안쪽으로 깊숙이 밀어 넣는다. 버터가 고구마 밖으로 너무 많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깔끔하다. 준비가 끝난 고구마는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에 넣고 180도 온도에서 조리한다. 고구마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25분에서 35분 정도 구워내면 껍질은 바삭해지고 속은 버터 향을 가득 머금은 상태가 된다. 고구마가 익으면서 구멍 입구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버터의 모습과 고소한 향기는 식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서 조금 더 정성을 들인다면 추가적인 재료를 곁들일 수도 있다. 버터를 넣을 때 계피 가루를 살짝 섞거나 조리가 끝난 후 입구에 꿀을 한 방울 떨어뜨리면 풍미가 훨씬 깊어진다. 견과류를 잘게 부수어 구멍 입구에 뿌려주면 부드러운 고구마 속살과 대비되는 바삭한 식감까지 즐길 수 있다.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트링 치즈를 버터와 함께 넣어 조리하는 것도 추천한다. 짭짤한 치즈와 고소한 버터가 녹아든 고구마는 그 자체로 훌륭한 한 끼 식사 대용이나 고급 안주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