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가 형법상 내란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싼 사법부의 첫 판단이 오늘 나온다.

2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이날 오후 2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진행한다.
◈ 12·3 비상계엄 내란 여부 첫 사법 판단
이번 선고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내란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처음으로 판단하는 재판이라는 점에서 정치권과 법조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국무총리이자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견제해야 할 헌법적 의무가 있음에도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않고 이를 방조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내란 특별검사팀은 한 전 총리가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범행을 방조했을 뿐 아니라 계엄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결심 공판에서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며 한 전 총리는 사실상 내란 사태를 막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해제 이후 최초 계엄 선포문의 절차적 하자를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 작성과 폐기에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해당 문건은 실제 작성 시점과 다르게 기재된 허위 공문서로 드러났으며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한 전 총리 역시 허위 공문서 작성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또 한 전 총리는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부분에 대해 위증 혐의도 적용받았다. 특검은 당시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형사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 향후 다른 재판까지 영향 가능성
재판부는 공판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와 함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선택적으로 판단해 달라는 특검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허가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비상계엄 사태가 내란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함께 한 전 총리가 내란 집단의 구성원으로서 범행에 기여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형법상 내란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과 폭동이라는 행위 요건이 충족돼야 성립한다. 재판부가 비상계엄을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으로 판단할 경우 한 전 총리의 내란 가담 여부는 물론 다음 달 19일 예정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의 체포방해 사건을 심리한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선고 공판에서 12·3 비상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인정하면서도 내란죄와 연결짓지는 않았다. 이번 판결에서는 사법부가 한발 더 나아가 계엄 자체를 내란으로 규정할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법원은 이번 선고의 중대성을 고려해 생중계를 허가했다. 법정에서 촬영된 영상은 법원 자체 장비를 통해 방송사에 실시간으로 송출될 예정이다. 국무위원이 내란 혐의로 기소돼 선고를 받는 첫 사례인 만큼 이번 판결은 향후 다른 국무위원 관련 재판에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