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민주당 공천뇌물·통일교 게이트' 쌍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사흘째 이어가고 있다.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운 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단식이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단순한 대야 투쟁을 넘어선 복합적인 포석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단식의 표면적인 이유는 더불어민주당의 특검 선별 수용에 대한 강력한 항의다. 현재 여야는 통일교 특검 수사 대상과 범위에서 극심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금품수수 로비에 연루된 여권 인사들뿐만 아니라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하지 않은 민중기 특별검사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민중기 특검은 제외하고 신천지 관련 의혹을 포함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장 대표는 이러한 민주당의 태도를 '무도함'으로 규정하고 단식을 통해 국민에게 그 부당함을 직접 호소하겠다는 전략을 취했다. 
이와 함께 김병기 민주당 의원과 최근 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의 공천뇌물 의혹 특검 여부도 핵심 쟁점이다. 민주당은 경찰 수사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경찰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세웠다. 장 대표는 단식 돌입 직전 "쌍특검법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결연한 의지로 본인이 희생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이는 야권의 공세에 수세적으로 대응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특검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장 대표의 단식이 제3지대와의 연대 고리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시각도 우세하다. 실제로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2차 종합특검법 반대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19시간 동안 발언하며 화력을 보탰고, 장 대표는 그와 동시에 단식에 돌입하며 공조 수위를 높였다. 해외 출장 중이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역시 "장동혁 대표와 공동 투쟁 모드로 하기로 했으니 빨리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며 조기 귀국을 예고해 양당의 공동 전선은 더욱 가시화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동조 단식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말도 나온다.
이번 단식은 당내 리더십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내부용 승부수 성격도 짙다. 현재 국민의힘은 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으로 인해 극심한 내홍에 휩싸여 있다. 장 대표로선 당 장악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단식을 통해 당원들의 결집을 이끌어내고 내부의 비판 시선을 외부의 적인 민주당으로 돌리려 했을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친한계 일각에서는 이번 단식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며 국면 전환용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에 따른 당내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기획된 단식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배현진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징계 철회라는 정답을 피해 가려 당내 동의도 모으지 못한 채 시작한 홀로 단식"이라고 지적한 점이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국회 앞 집회를 통해 제명 철회를 촉구한 점은 장 대표가 넘어야 할 내부의 벽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민주당 역시 장 대표의 단식을 향해 "통일교 특검 수용 거부에 대한 비판을 피하려는 정치적 쇼"라며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다. 여권 내부의 결집을 꾀하는 동시에 야권의 양보를 압박해야 하는 장 대표로서는 안팎의 냉소적인 시선을 극복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한 셈이다. 과거 2018년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 단식으로 성과를 거뒀던 선례를 재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사흘째를 맞이하며 장 대표의 건강 수치는 점차 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앉아서 버틸 정도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같은 농성장을 찾은 안철수 의원에게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목숨이라도 바치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며 "응원하러 와주셔서 정말 힘이 된다"고 말했다.
농성장에는 주말 일정을 취소한 자당 의원들의 격려 방문이 이어지고 있으며, 당 원로들도 방문 시기를 조율 중이다. 장 대표가 이번 단식이라는 극단적 수단을 통해 쌍특검 수용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내고 징계 사태로 분열된 당을 하나로 묶는 극적인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아니면 리더십의 한계만 노출한 채 퇴장하게 될지 정치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