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에서 또 당했습니다... 14만원어치를 눈앞에서 속이네요”

2026-01-17 16:13

5kg이어야 할 대게가 저울로 재보니 고작 3kg
잠임취재 유튜버 “물게를 S급이라고 속여 팔아”

"말이 안 되잖아." 대게를 산 뒤 집에서 무게를 재던 한 소비자가 분노를 터뜨렸다. 시장에선 5kg이라던 대게가 집에선 3kg밖에 나오지 않았다. 14만원어치가 허공으로 사라진 것이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여전히 저울치기 사기 수법이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여전히 저울치기 사기 수법이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수산물 전문 유튜버 ‘생선선생 미스터S'가 인천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의 저울 사기 실태를 고발하는 영상을 17일 공개했다. 과거에도 같은 시장의 바가지 상술을 여러 차례 지적했던 그는 이번엔 "끝장을 보겠다"며 직접 잠복 취재에 나섰다.

영상에 따르면 한 제보자는 친구들과 먹으려고 소래포구에서 대게 3마리를 36만원에 구입했다. 판매자는 kg당 7만원짜리 대게라며 서비스로 소라까지 챙겨줬다. 하지만 금방 사온 대게가 모두 죽어 있는 것을 본 구매자의 친구가 이상함을 느끼고 집에서 무게를 쟀다. 5kg이어야 할 대게가 3kg밖에 나오지 않았다. kg당 7만원으로 계산하면 14만원을 더 낸 셈이었다.

유튜버는 직접 현장 검증에 나섰다. 그는 "2024년 이곳에서 겪은 황당 에피소드를 영상으로 올렸는데 큰 반응을 일으키며 한동안 시장이 도마에 올랐다"며 "과연 변했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촬영을 들키지 않기 위해 소형 미니캠을 사용했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여전히 저울치기 사기 수법이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에서 여전히 저울치기 사기 수법이 벌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유튜버는 두 곳의 점포에서 각각 대게를 구입했다. 첫 번째 점포에서는 대게 2마리 1.86kg을 15만원에 샀다. 두 번째 점포에서는 2.56kg을 23만원에 구입했는데, 1만원을 할인받아 22만원을 지불했다. 흥미롭게도 두 번째 점포의 사장은 "불을 세게 하면 다 녹아버린다"며 조리법까지 신신당부했다.

구입 직후 시장 앞 셀프 측정용 저울에서 무게를 재봤다. 첫 번째 점포 대게는 1.78kg이 나왔다. 80g 정도 부족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두 번째 점포였다. 2.56kg이어야 할 대게가 2.32kg밖에 나오지 않았다. 240g이 부족했다. 해당 점포 단가로 환산하면 2만원이 넘는 금액이었다.

더 큰 문제는 식당에서 대게를 쪘을 때 드러났다. 두 번째 점포 대게의 다리를 잘랐을 때 유튜버는 할 말을 잃었다. 살이 거의 없었다. 그는 "이런 대게를 돈 주고 사 먹어보는 게 처음이라 신기할 정도"라며 "나중에 대게 고르는 법 콘텐츠 만들 때 참고 영상으로 써야겠다"고 자조했다.

대게 다리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살이 아예 없다고 봐야 할 정도"라며 "게 다리를 말려서 만든 해각포(건어포)도 이것보다 살이 많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첫 번째 점포 대게와 비교하자 차이는 더욱 극명했다. 첫 번째 점포 대게는 다리에 살이 제대로 차 있었지만, 두 번째 점포 대게는 껍질만 남은 상태였다.

유튜버는 두 번째 점포 대게가 껍질을 눌렀을 때부터 물컹하고 속이 텅 빈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물게'였던 것이다. 그는 "폐급 대게를 S급 가격에 판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클레임에 대비한 변명거리를 미리 만들어두기 위해 "불을 세게 하면 녹아버린다"고 말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저울 사기는 수산시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기 수법이다. 저울의 영점을 조작하거나, 물을 머금은 해산물의 특성을 이용해 실제보다 무게를 부풀려 측정하는 방식이다. 일부 상인들은 구입 직후엔 물을 머금어 무게가 많이 나가지만, 시간이 지나면 물을 뱉어내 무게가 줄어드는 해산물의 특성을 악용한다.

유튜버는 소래포구엔 전통어시장, 난전시장, 종합어시장이 있는데, 문제가 있는 곳은 종합어시장이라고 했다. 실제로 전통시장에서 확인한 대게 가격은 kg당 5만5000원~6만원으로 종합시장의 8만원보다 훨씬 저렴했다.

그는 "수산시장이 발전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찾기 위해서는 비양심적인 업체들이 사라져야 한다"며 "썩은 과일을 박스에 그냥 두면 전체가 다 썩는다. 썩은 건 과감히 골라내야 전체가 산다"고 말했다.

영상 말미에서 유튜버는 "시장이 정말 개선됐다고 생각되면 관계자들은 내게 연락을 달라. 달라진 모습을 소개해드리고 싶다"며 "그냥 문제없는 물건을 문제없는 방식과 가격으로 팔면 된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고 말했다.

종합어시장에서 상인들 간 가격 담합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웃 상인을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한 40대 상인이 최근 검찰에 넘겨진 바 있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의 사기 수법을 고발하는 영상. / '생선선생 미스터S' 유튜브 채널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