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서 시들어 버린 사과엔 '끓는 물' 부으세요…돈이 굳습니다

2026-01-16 20:11

깎지 않고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색다른 사과 요리

사과는 보통 생으로 먹거나 주스로 갈아 마시는 과일로 인식된다. 아삭한 식감과 상큼한 산미가 사과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겨울철이나 환절기처럼 속이 예민해질 때, 생사과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다. 이럴 때 사과를 완전히 다른 음식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불을 쓰되 오래 끓이지 않고, 끓는 물을 활용해 부드럽게 익혀내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음식이 바로 사과조림이다.

사과조림의 시작은 의외로 냄비가 아니라 주전자다. 사과에 직접 불을 가하기보다 끓는 물을 먼저 부어 조직을 느슨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다. 사과 껍질에는 펙틴이 풍부한데, 이 성분은 열을 만나면 과육을 부드럽게 잡아주면서도 형태를 무너지지 않게 만든다. 끓는 물을 부어 잠깐 숨을 죽이는 과정만으로도 사과는 생과일과 전혀 다른 질감을 갖게 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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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림용 사과는 너무 달지 않은 품종이 좋다. 후지처럼 단맛이 강한 사과도 가능하지만, 산미가 있는 사과가 조림에선 맛의 균형을 잡기 쉽다. 사과는 껍질째 사용하는 것이 좋다. 껍질에 풍미가 있고, 조림 과정에서 색과 향을 지켜준다. 깨끗이 씻은 사과를 반으로 갈라 씨를 제거한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손질한 사과를 내열 그릇이나 냄비에 담고, 완전히 끓인 물을 사과가 잠길 정도로 붓는다. 이 상태로 2분 정도 그대로 둔다. 사과가 살짝 투명해지며 겉면이 부드러워지면 물을 따라낸다. 이 과정은 사과의 떫은맛을 줄이고, 이후 양념이 잘 배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제 본격적인 조림 단계다. 냄비에 사과를 담고 설탕을 넣는다. 설탕은 사과 2개 기준으로 2~3큰술 정도가 적당하다. 단맛은 나중에 조절할 수 있으니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여기에 소금 한 꼬집을 더한다. 소금은 짠맛을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과의 단맛과 산미를 또렷하게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유튜브 '묘식당 Rabb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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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약불로 시작한다. 사과에서 수분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시럽이 형성된다. 이때 바닥이 타지 않도록 나무주걱으로 가볍게 저어준다. 어느 정도 사과가 익어 투명해지면 식초를 넣는다. 식초는 사과조림의 인상을 결정짓는 재료다. 한 큰술 정도만 넣어도 느끼함을 잡아주고, 뒷맛을 개운하게 만든다. 식초를 넣은 뒤에는 오래 끓이지 않는다. 향이 날아가기 쉽기 때문이다.

사과조림을 만들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과도한 조리다. 오래 끓이면 사과가 으깨지고 잼처럼 변한다. 조림은 형태가 살아 있어야 활용도가 높다. 포크로 찔렀을 때 부드럽게 들어가되, 모양은 유지되는 정도가 적당하다. 불을 끈 뒤에도 잔열로 익는다는 점을 감안해 살짝 덜 익었다 싶을 때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완성된 사과조림은 쓰임새가 다양하다. 그대로 디저트처럼 먹어도 좋고, 요거트나 오트밀 위에 올려도 잘 어울린다. 고기 요리의 곁들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돼지고기나 오리처럼 기름진 음식 옆에 두면 사과의 산미가 입안을 정리해준다. 식빵 위에 올려 간단한 토스트로 만들어도 색다르다.

유튜브 '묘식당 Rabb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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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면에서도 사과조림은 의미가 있다. 생사과보다 식이섬유가 부드럽게 풀어져 소화가 편하다. 위장이 약한 사람이나 아이, 노년층에게도 부담이 적다. 열을 가했지만 펙틴과 폴리페놀은 비교적 잘 유지돼 장 건강과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과에 끓는 물을 붓는 간단한 과정 하나로, 익숙한 과일은 전혀 다른 음식이 된다. 설탕, 식초, 소금이라는 기본 재료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사과를 더 이상 생으로만 먹어야 할 이유는 없다. 사과조림은 그렇게 사과의 쓰임을 넓혀준다.

유튜브, 묘식당 Rabbit's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