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OO 어떠니?'…Z세대 93%, AI에 '이것까지' 묻는다

2026-02-15 18:00

Z세대 93% “메신저·이메일 발송 전 AI로 말투 점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단순 자료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단순 자료 이미지

직장 상사나 어려운 지인에게 메신저를 보내기 전, 혹시 문장이 너무 딱딱하지는 않은지 혹은 너무 가벼워 보이지는 않는지 고민하며 썼다 지웠다를 반복해 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친구 대신 인공지능(AI)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자기소개서나 전문적인 보고서 작성에 활용되던 AI를 넘어, 이제는 일상적인 메신저 한 줄이나 이메일 한 통에도 AI에게 ‘말투 교정’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됐다.

지난달 상위권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가 Z세대 2913명을 대상으로 ‘AI 말투 수정 경험’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이메일이나 메신저를 보내기 전 AI에게 말투 수정을 요청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10명 중 9명 이상이 AI를 소통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AI의 도움을 받아본 적이 없다는 응답은 7%에 그쳤다.

AI 말투 수정은 일회성 경험에 그치지 않고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정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67%는 AI를 ‘자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가끔 사용한다’는 응답은 24%였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9%에 불과해, 많은 Z세대가 메시지를 보내기 전 AI의 검토를 거치는 과정을 하나의 생활 습관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말투 교정 경험' 조사 결과 / 진학사 캐치
'AI 말투 교정 경험' 조사 결과 / 진학사 캐치

Z세대가 이처럼 AI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가장 큰 이유는 ‘예의’와 ‘격식’이었다. 말투 수정을 요청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상황에 맞게 격식을 갖추고 싶어서’가 41%로 가장 많았고, ‘혹시라도 무례하게 보일까 봐 걱정돼서’라는 응답이 37%로 뒤를 이었다. 디지털 소통에 익숙한 세대임에도 텍스트로 인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소통의 문턱에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 밖에도 ‘문장을 고민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서’(16%), ‘상대에 따라 어투를 조절하는 것이 어려워서’(10%) 등의 이유가 꼽혔다.

소통 방식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도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대화하는 것보다 메신저를 더 편하게 느낀다는 응답이 43%로 집계됐다. 메신저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말실수할 위험이 적어서’가 36%로 가장 많았고, ‘생각할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어서’가 31%로 뒤를 이었다. 즉각적인 반응이 요구되는 대화보다 충분히 검토하고 다듬을 수 있는 텍스트 소통에서 더 큰 안정감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여전히 대화를 더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57%)들은 그 이유로 ‘표정과 말투가 즉각 전달돼 오해가 적기 때문’이라는 점(6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아무리 AI가 말투를 다듬어 주더라도 사람의 표정이나 목소리에 담긴 미묘한 뉘앙스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고 느끼는 것이다. 이들은 또한 ‘말로 설명하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어서’(24%), ‘대화의 흐름이 끊기지 않아서’(7%) 등의 이유도 함께 언급했다.

진학사 캐치 김정현 본부장은 "AI로 말투를 점검하는 습관은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오해를 줄이고, 더 효과적인 표현을 선택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오히려 의도나 진심이 흐려질 수 있는 만큼 최종 표현은 스스로 점검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