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19도에 담요 두르고 오토바이 타는 베트남... 그런데 '대반전' 있었다

2026-01-16 14:48

단순한 온도만으론 가늠할 수 없다는 '베트남의 추위'

베트남인들이 담요를 두르고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 / X
베트남인들이 담요를 두르고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 / X
담요를 온몸에 두른 채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 베트남 사람들. 기온은 영상 19도. 한 일본인 네티즌이 이 모습을 보고 '과잉 반응'이라며 X에 올린 게시물이 16일 이토랜드 등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정말 과잉 반응일까. 베트남 현지 사정을 아는 네티즌들은 "저러고 다니는 게 당연하다"며 일제히 반박한다.

이들은 단순히 온도만으로 베트남의 추위를 가늠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베트남 북부의 겨울 평균 기온은 15~20도. 온화한 듯하지만 높은 습도와 찬 바람이 맞물려 실제 체감 온도는 훨씬 낮다. 특히 베트남 사람들의 주요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를 타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한 네티즌은 "베트남에서 처음 겨울을 맞았을 때 직원들이 모두 패딩에 코트, 목도리, 장갑까지 착용하고 출근하는 걸 보고 오버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저녁에 직원 오토바이 뒤에 타고 시내에 나갔을 때 정말 얼어 죽을 뻔했다. 바람이 한겨울 설악산 올라갔을 때 느꼈던 칼바람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제로 베트남 북부 하노이의 겨울은 평균 기온 16~19도이지만, 강수량이 적은 대신 습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 여기에 오토바이로 이동하면 체감 온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최근 한 국내 패션업체가 베트남에서 케이블 가디건과 경량 아우터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이 때문이다. 높은 습도와 오토바이 중심의 생활 환경을 정확히 공략한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베트남 가정 대부분에 난방 시설이 없다는 점이다. 기껏해야 전기장판 정도인데, 이마저도 전기 요금 부담으로 사용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

한 네티즌은 "베트남에 처음 왔을 때 경조사비가 올라와서 이게 뭐냐고 물어봤는데, 20대 초반 여직원이 자다가 추워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는 겨울철 저체온증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간혹 발생한다. 2

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저체온증은 영하가 아니더라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난방 시설이 없는 환경에서 장시간 추위에 노출되면, 노인이나 허약자의 경우 체온이 36도를 약간 밑도는 것만으로도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베트남 북부 지역은 겨울철 기온이 영상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휴교할 정도로 추위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베트남은 남북으로 길쭉한 지형 특성상 지역별로 기후 차이가 크다. 호찌민 같은 남부 지역은 일 년 내내 더운 열대 기후지만, 하노이를 비롯한 북부 지역은 한국처럼 사계절이 뚜렷하다.

특히 북부 산악 지역인 사파 같은 곳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며 눈이 내리기도 한다. 해발 1600m 고산지대인 사파는 12월부터 1월까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드물게 눈이나 서리가 관측된다. 한 여행객은 "사파에서 묵었던 호텔엔 난방 기구가 없어서 새벽에 추워서 잠을 설쳤다"며 "베트남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추위였다"고 말했다.

베트남 최고봉인 판시판 산(해발 3143m)에도 겨울철 눈이 내린다. 한 네티즌은 "2월 말에 판시판에 올라갔는데 지인에게 옷을 빌려 겨울옷에 패딩을 입고 올라갔는데도 꽤 춥더라"고 당시 경험을 공유했다.

나라마다 기후가 다른 만큼 적응력에도 차이가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강원도에 살던 사람이 부산으로 이사 가면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고 다닐 수 있는 것처럼 평소 노출되는 기후에 따라 체감 온도는 천차만별이다.

한 네티즌은 "이맘때쯤 베트남 가서 루프탑에서 아침 수영을 하면 약간 쌀쌀하긴 한데 그럭저럭 수영할 만하다. 하지만 현지 직원들은 패딩을 입고 우리를 보며 미친 사람들이라는 표정을 짓는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