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명 사망' 역대 최악 경북 산불 낸 어른들, 고작 집행유예

2026-01-16 11:24

법원 “인명피해와 피고인 행위간 연관성 명확 증명 안돼”

'경북 산불' 피고인들. 과수원 임차인 정모(63)씨(왼쪽)와성묘객 신모(55)씨. / 연합뉴스
'경북 산불' 피고인들. 과수원 임차인 정모(63)씨(왼쪽)와성묘객 신모(55)씨. / 연합뉴스

작년 3월 역대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경북 산불'을 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대구지법 의성지원 형사1단독 문혁 판사는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묘객 신 모(55)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과수원 임차인 정 모(63) 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작년 3월 경북 의성군 괴산리 야산의 최초 발화지점에 산림 당국의 출입 통제 라인이 설치돼 있다. / 뉴스1
작년 3월 경북 의성군 괴산리 야산의 최초 발화지점에 산림 당국의 출입 통제 라인이 설치돼 있다. / 뉴스1

신 씨는 작년 3월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조부모 묘에 자라난 어린나무를 태우려고 나무에 불을 붙였다가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 씨는 같은 날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 한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가 대형 산불로 확산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 씨에 대한 유리한 양형 사유로 법정에서 모든 범행을 인정한 점과 성묘를 위해 산을 찾았다가 우발적으로 나뭇가지를 태운 점, 산불 발화 후 스스로 119에 신고한 점 등을 들었다.

피고인 정 씨에 대해서도 모든 범행을 인정하고 사고 당시 물로 불을 끄려고 노력한 점 등 재범 위험성이 적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 정도가 매우 중대하나 당시 극도로 건조한 날씨로 다른 산불과의 결합 등을 피고인들이 사전에 예견할 수 없었다"며 "인명피해를 피고인들 행위와 연관 지으려면 상당한 인과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어야 하나, 제출된 증거로는 명확히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작년 3월 25일 경북 의성군 하령리 일대 야산에 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 뉴스1
작년 3월 25일 경북 의성군 하령리 일대 야산에 산불이 지속되고 있다. / 뉴스1

앞서 작년 3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는 안계면과 안평면 두 지점에서 산불이 발화했다.

실화로 인해 시작된 불은 강풍을 타고 인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4개 시·군으로 번졌고, 산림 당국은 전국에서 차출한 인력과 장비 등을 동원해 149시간 만에야 주불을 진화했다.

당시 산불로 의성과 안동 등 5개 시·군에서 사망 26명, 부상 31명 등 57명의 사상자가 났다.

피해 면적은 역대 최대인 9만9289ha로 집계됐으며, 3500여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