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종양 줄이며 부작용도 뚝… 한미약품이 찾은 '안전한' 해법

2026-01-15 17:22

글로벌 임상 성공 신호, 한미약품 펜탐바디 기술의 진가

한미약품을 향한 투자심리가 달아오르고 있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미약품은 전 거래일 대비 2.83%(1만 2000원) 오른 43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의 약세를 딛고 오후 들어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은 단순한 수급의 힘이 아니다. 시장은 지난 주말 영국 런던에서 날아온 임상 데이터의 가치를 알아채고 반응하기 시작했다.

한미약품과 북경 한미약품이 공동 개발 중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BH3120이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에서 초기 유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신약으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10일부터 12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 면역 종양학 학술대회(ESMO IO 2025)에 참가해 BH3120의 임상 1상 연구 성과를 포스터 발표 형태로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전 세계 종양학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미의 독자적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신약 후보 물질의 실제 임상 데이터를 검증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차세대 면역항암제 BH3120의 임상 경과가 담긴 포스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한미약품
차세대 면역항암제 BH3120의 임상 경과가 담긴 포스터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 한미약품

BH3120의 핵심은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인 펜탐바디에 있다. 하나의 항체가 두 개의 서로 다른 표적에 동시에 결합하는 기술이다. 이를 적용한 BH3120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PD-L1과 면역세포 표면의 4-1BB를 동시에 공략한다. 암세포만 정밀하게 타격하면서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이중 작용 기전이다. 쉽게 말해 약물이 암세포와 면역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가교(Bridge) 역할을 수행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하여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기존 항암제 시장에서 4-1BB를 타깃으로 하는 항체 후보물질들은 강력한 항암 효과에도 불구하고 간 독성 같은 안전성 문제로 개발에 난항을 겪어왔다. BH3120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는 데 주력했다. 전임상 연구 단계부터 종양미세환경(TME)과 정상 조직 사이에서 면역 활성을 분리하는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을 입증했다. 암 조직에서는 강력하게 작용하되 정상 장기에는 영향을 덜 미치도록 설계된 것이다. 실제 학회에서 공개된 데이터는 이러한 설계가 임상 현장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북경 한미약품은 앞서 작년 4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도 BH3120의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기전적 우수성을 알린 바 있다. 당시 민감도 높은 간 독성 평가 모델과 스페로이드(3차원 세포 배양) 모델을 활용한 연구를 통해 약물이 면역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유전자 수준에서 정밀 분석했다. 이러한 데이터들이 축적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임상 1상의 설계와 향후 개발 전략 수립에 탄탄한 근거가 되고 있다.

현재 BH3120의 임상 1상은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기존 면역항암제나 표준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아 치료 대안이 마땅치 않은 진행성·전이성 고형암 환자들이 대상이다. 임상은 약물을 단독으로 투여하는 요법과 MSD의 대표적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함께 투여하는 병용 요법 두 가지 트랙으로 나뉘어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하고 있다.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단순 자료 사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

런던 학회 현장에서 공유된 임상 진행 현황을 보면, 단독 요법과 병용 요법 모두 투여 용량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성과는 용량 제한 독성(DLT)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약물의 용량을 치료 효과가 나타날 수준까지 충분히 높여도 환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뜻으로, 항암제 개발에서 가장 넘기 힘든 첫 번째 관문을 무사히 통과했음을 시사한다.

표준 치료에 실패한 일부 환자군에서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거나 성장이 멈추는 초기 항종양 활성도 관찰됐다. 더 이상 치료법이 없는 말기 암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긍정적 신호라는 점에서 BH3120의 치료제로서의 잠재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 프로젝트에 전략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노영수 ONCO임상팀 이사는 이번 임상이 이중항체 기술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시점에 한미의 독자 플랫폼인 펜탐바디를 활용한 첫 글로벌 프로젝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어 치료 효과를 혁신적으로 높이는 차세대 약물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단순히 효능만 좇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까지 담보된 완성도 높은 신약을 내놓겠다는 의지다.

한미약품은 임상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4년 4월 MSD와 임상시험 협력 및 공급 계약(CTCSA)을 체결했고, 이어 9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병용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한미약품이 임상시험의 전체 총괄(스폰서)을 맡고, MSD는 임상에 필요한 키트루다를 무상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세계 1위 면역항암제를 보유한 빅파마가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 가치를 인정하고 협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광고용으로 작성한 글이 아니라는 점을 밝힙니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