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통합은 거부한다”~광주·전남, ‘예산·권한’ 독립 선언

2026-01-15 15:16

국회서 열린 행정통합 공청회, ‘생존을 위한 빅딜’ 공감대
김영록 지사 “재정 권한 없는 통합은 허상… 확실한 인센티브 필수”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수도권 블랙홀에 맞서 지방 소멸을 막아낼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여의도에서 펼쳐졌다. 단순한 행정구역의 결합을 넘어, 돈과 권한을 확실하게 쥔 ‘초광역 지방정부’의 탄생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5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공청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5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공청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통합 추진 특별위원회와 양 시·도가 공동 주최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은 지역의 생존을 위해 머리를 맞댄 정치권과 행정가, 전문가들의 치열한 토론으로 달궈졌다.

◇ “뭉쳐야 산다”… 수도권 일극 체제 대항마 자처

발제자로 나선 안도걸 의원은 냉혹한 현실 진단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인구 절벽과 수도권 집중화라는 이중고 속에서 광주와 전남의 개별 경쟁력은 한계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해법으로 생활권과 경제권을 아우르는 ‘완전한 통합’을 제시했다. AI(인공지능)와 에너지 등 미래 신산업을 공동으로 육성하고, 이를 뒷받침할 초광역 행정 체계를 구축해야만 지역 주도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5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5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 공청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통합의 전제조건 1순위는 ‘재정 자립’

이날 공청회의 핵심 화두는 단연 ‘실리’였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통합의 당위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디테일한 조건들을 조목조목 짚었다.

김 지사는 “현재의 중앙집권적 구조 하에서는 통합을 하더라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지역에서 번 돈이 지역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과감한 재정 권한 이양이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무늬만 통합이 아닌, 실질적인 ‘경제적 독립’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 의대 신설·국가산단 등 ‘묵은 숙제’ 해결 기회로

통합 논의를 계기로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지역 현안들을 일괄 타결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 지사는 의과대학 신설과 공항 이전에 따른 국가산단 조성 문제를 언급하며, 통합 과정에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특례 조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와 최근 글로벌 데이터센터 유치 성공 등으로 형성된 우호적인 여론을 ‘골든타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였다.

◇ “속도전보다 중요한 건 시·도민의 동의”

토론에서는 통합의 속도보다는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는 신중론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행정 편의주의적 통합이 아닌, 농산어촌 소외 방지와 도시 정체성 유지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도와 광주시는 이번 국회 공청회를 기점으로 논의의 장을 지역으로 옮긴다. 향후 시·군 순회 설명회 등을 통해 바닥 민심을 훑고, 시·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 비전을 제시하며 사회적 합의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