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전두환에게 사형 구형했다고 뽐냈는데...

2026-01-15 15:14

대학생 시절 모의재판서 전두환에게 사형 구형하고 무기징역 선고

윤석열(왼쪽) 전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윤 전 대통령 사진의 출처는 옛 대통령실(현 청와대)이고, 전 씨 사진의 출처는 MBC 영상이다.
윤석열(왼쪽) 전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 윤 전 대통령 사진의 출처는 옛 대통령실(현 청와대)이고, 전 씨 사진의 출처는 MBC 영상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서울대학교에 다니던 시절 학교 학생회관에서 열린 모의재판에 참여한 적이 있다. 1980년 5월 8일 서울대 법학과 2학년이던 윤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인 전두환(당시 보안사령관)씨를 12·12 군사반란 혐의로 궐석 재판하는 모의재판에서 검사 역할로 사형을 구형했고, 판사 역할로는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로부터 정확히 46년 뒤인 지난 13일 이번에는 윤 전 대통령 자신이 같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섰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은 그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9월 SBS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대학생 시절 모의재판 일화를 직접 공개했다. "나는 그때 재판장으로, 반란수괴로 기소된 당시 대한민국 최고의 실권자였던 전두환을 결석으로 처리해가지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같은 해 4월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 후 간담회에서도 "학생 시절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에게 무기징역을 때리셨던 마음을 지금도 갖고 계시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은 모의재판으로 인해 신변의 위협을 느껴 외가가 있던 강릉으로 피신했다고도 주장했다. 전두환씨가 모의재판 9일 뒤인 5월 17일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직후였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12월 3일 밤 44년 만에 다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전두환씨 이후 처음이었다. 국회는 계엄 해제를 요구했고, 윤 전 대통령은 6시간 만에 이를 철회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구속됐고,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구속됐다.

특검은 이날 구형에서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질서 파괴행위를 전두환·노태우 세력에 대한 단죄보다 더 엄정하게 단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억수 특검보는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며 "법정 최저형인 무기형으로 형을 정하는 것이 과연 양형의 원칙에 부합하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두환씨는 1996년 내란수괴 및 내란 목적 살인 등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2년여 만에 풀려났다.

특검은 "전두환·노태우 세력을 단죄한 역사가 있음에도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내란을 획책한 피고인을 비롯한 공직 엘리트들의 행태를 통해, 국민은 비극적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다시금 더 엄정한 단죄가 필요함을 실감하게 됐다"고 밝혔다.

무표정으로 구형 의견을 듣던 윤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사형이 구형되자 씩 웃음을 지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는 2월 19일로 예정돼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