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에 먹고 남은 잡채는 그대로 다시 데워 먹어도 좋지만 조금만 손을 보태면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잡채전으로 즐길 수 있다.
잡채전은 기존 잡채의 양념과 재료를 살리면서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을 더해 명절 후 입맛을 다시 살려 주는 음식이다. 무엇보다 이미 간이 맞춰진 잡채를 활용하기 때문에 조리 과정이 단순하고 실패 확률이 낮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설날 남은 잡채로 잡채전 만들기
잡채전을 만들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잡채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다. 냉장고에 보관했던 잡채는 당면이 굳어 있고 수분이 날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로 바로 부치면 식감이 딱딱해질 수 있으므로 프라이팬에 아주 약한 불로 살짝 데우거나 전자레인지에 짧게 돌려 당면을 부드럽게 풀어 주는 것이 좋다. 이때 기름이나 물을 추가하지 말고 잡채 자체의 수분과 기름으로만 풀어 줘야 전을 부쳤을 때 질척해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잡채의 길이를 정리한다. 남은 잡채는 당면과 채소가 길게 엉켜 있는 경우가 많아 그대로 부치면 뒤집기가 어렵다. 가위나 칼을 사용해 당면과 재료를 먹기 좋게 적당한 길이로 잘라 주면 반죽처럼 뭉치기 쉬워지고 먹을 때도 훨씬 깔끔하다. 이 과정은 잡채전을 보기 좋고 먹기 좋게 만드는 중요한 단계다.
계란물은 잡채전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계란은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잡채의 양에 비해 계란이 과하면 잡채의 맛이 묻히고 오히려 평범한 계란전처럼 느껴질 수 있다. 계란을 풀 때는 소금은 아주 소량만 넣거나 생략하는 것이 좋다. 잡채 자체에 이미 간장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추가 간은 거의 필요하지 않다. 계란물은 공기를 많이 섞지 않도록 가볍게 풀어야 부쳤을 때 표면이 고르게 나온다.

손질한 잡채를 계란물에 넣고 살살 섞는다. 이때 잡채를 으깨듯 섞기보다는 계란물이 고루 묻도록 가볍게 버무리는 느낌이 중요하다. 잡채가 계란물에 잠길 정도가 아니라 재료를 서로 이어 주는 접착제 역할을 할 정도면 충분하다. 필요하다면 부침가루나 밀가루를 한 숟가락 정도만 추가해 형태를 잡아 줄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잡채 특유의 식감이 사라진다.
프라이팬은 중약불에서 충분히 예열한 뒤 기름을 넉넉히 두른다. 잡채전은 당면이 들어가 있어 기름이 부족하면 쉽게 눌어붙는다. 한 숟가락씩 떠서 팬에 올린 뒤 숟가락 뒷면으로 살짝 눌러 모양을 잡아 준다. 처음에는 손대지 말고 바닥이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만 뒤집는 것이 좋다. 자주 뒤집으면 계란물이 흘러내리고 모양이 흐트러진다.
계란물 입힌 맛있는 잡채전의 매력
뒤집은 후에는 불을 약하게 줄여 속까지 천천히 익힌다. 이미 익은 잡채를 사용했기 때문에 오래 부칠 필요는 없지만 계란물이 완전히 익고 겉면이 노릇해질 때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완성된 잡채전은 키친타월에 잠시 올려 기름을 빼 주면 훨씬 담백하게 즐길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잡채전은 설날 뒤 남은 음식을 활용한 요리이면서도 처음부터 전을 위해 준비한 것처럼 만족도가 높다. 기존 잡채와는 전혀 다른 식감과 풍미를 즐길 수 있으며 명절 음식에 대한 부담도 자연스럽게 줄여 준다. 설날에 남은 잡채가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