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1위의 선전포고… 미국 품은 삼바, '초격차' 벌린다

2026-01-15 10:58

인적분할 완료 후 순수 CDMO로 거듭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확장 전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톱티어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거점 확보라는 3대축 확장 전략을 전면 가속화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6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행사는 더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 호텔에서 개최됐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7년부터 10년 연속 주최 측의 공식 초청을 받아 메인 무대인 그랜드 볼룸에 섰다. 전체 500여 개 참여 기업 중 단 25개 기업에게만 허락된 이 공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아스트라제네카(AZ),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빅파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업계 내 위상을 재확인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업 발표 / 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업 발표 / 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룸

발표의 핵심은 지난 2025년 달성한 성과를 기반으로 한 미래 도약이었다. 존 림 대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대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인적 분할 완수와 5공장 가동, 오가노이드 서비스 론칭 등 굵직한 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완료된 인적 분할은 회사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투자 부문을 분리해 삼성 에피스 홀딩스를 설립함으로써 순수(Pure-play) CDMO 기업으로 거듭났다. 이는 경쟁사와의 이해 상충 우려 등 잠재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오직 수주 경쟁력 강화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3대 축 전략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글로벌 거점 확장이다. 회사는 지난해 12월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Rockville)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시설 인수를 발표하며 창사 이래 첫 미국 내 생산 기지를 확보했다. 이는 지정학적 변수와 공급망 이슈 등 급변하는 대외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 송도와 미국 록빌을 잇는 멀티사이트 제조 체계가 구축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고객사의 긴급한 요구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생산능력 면에서도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지난해 4월부터 18만 리터 규모의 5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으며, 최근에는 2공장에 1000리터 규모의 바이오리액터(배양기)를 추가 증설했다. 이로써 인천 송도 캠퍼스의 총 생산능력은 1공장부터 5공장을 합쳐 78만 5000리터에 달하게 됐다. 여기에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미국 록빌 공장의 6만 리터 설비가 더해지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총 생산능력은 84만 5000리터까지 늘어난다. 이는 글로벌 CDMO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수준을 유지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업 발표 / 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기업 발표 / 삼성바이오로직스 뉴스룸

포트폴리오의 다각화 역시 가속 페달을 밟는다. 단순한 항체 의약품 생산을 넘어 차세대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회사는 제3바이오캠퍼스 부지를 확보해 항체접합치료제(AXC), 항체 백신,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다양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 또한 실험용 미니 장기인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론칭하고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가동하는 등 기술적 외연을 확장했다. 이는 고객사의 의약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를 완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존 림 대표는 2026년 성장 전략으로 제2바이오캠퍼스 내 6공장 건설 검토와 미국 록빌 공장의 안정화를 꼽았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만의 최적화된 생산 표준 시스템인 엑설런스(ExellenS™)를 전 세계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해, 어디서 생산하든 균일한 품질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고객사들이 CDMO 파트너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인 신뢰성을 겨냥한 것이다. 또한 고객 수요에 맞춰 ADC 생산능력을 늘리고 중소 규모 리액터를 증설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이다.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디지털 전환(DX)에도 속도를 낸다. 인공지능(AI)과 현실의 기계를 가상 공간에 쌍둥이처럼 구현해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도입해 지능형 제조 환경을 구축한다. 데이터 인텔리전스를 기반으로 공정 운영을 최적화함으로써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고 품질 오류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를 통해 유망 바이오벤처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자체적인 기술 개발뿐 아니라 M&A 등 비유기적 성장 기회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다.

home 조희준 기자 chojoon@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