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의 신축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집 전체가 아닌 ‘방 한 칸’만을 임대하는 이색 매물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40만 원으로, 웬만한 서울 오피스텔 한 채의 월세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신축 대단지의 주거 환경과 커뮤니티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페이 부동산에 따르면 최근 서초구 잠원동의 한 신축 아파트 전용면적 59.53㎡ 매물이 방 하나를 임대하는 조건으로 등록됐다. 해당 단지는 올해 입주를 시작한 ‘메이플 자이’다. 신반포 8·9·10·11·17차와 녹원한신, 베니하우스 등을 통합 재건축해 지하 4층~지상 35층, 29개 동, 총 3307가구 규모로 조성됐다.
공개된 매물 정보에 따르면 임대 대상은 방 하나이며, 약 3평 규모다. 임차인은 집주인과 함께 거주하며 주방과 거실 등 공용 공간을 공유해야 한다. 다만 방 바로 앞에 위치한 욕실을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고, 주소 이전도 가능하다는 조건이 명시돼 있다. 또 집주인은 여성 입주자만을 희망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관리비 부담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 임차인이 전체 관리비의 3분의 1을 부담할 경우 월세는 140만 원이며, 관리비를 포함해 계약할 경우 월세는 160만 원이다. 이 비용에는 전기·수도 등 공용 관리비가 포함되지만, 단지 내 유료 커뮤니티 시설 이용료는 별도다.
해당 매물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와 부동산 게시판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일부 누리꾼들은 “작은 방 하나에 월세 140만 원은 부담스럽다”, “현관문을 공유해야 해 생활이 불편할 것 같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강남 신축 대단지의 수영장과 사우나, 조식 서비스 등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하다”, “해외에서 흔한 셰어하우스를 고급화한 형태”라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지방에서 서울로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나 강남권 직장인 등을 중심으로 일정 수요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최근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거 공간을 세분화해 활용하려는 시도가 점차 늘고 있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과 보유세 부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주인이 유휴 공간을 임대해 추가 수익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높은 주거비를 분담하더라도 입지와 단지 인프라를 중시하는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다. 단순한 방 임대를 넘어 특정 단지의 주거 환경과 커뮤니티 이용 가치가 하나의 선택지로 인식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이와 유사한 형태의 매물이 점차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