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임금과 정년을 둘러싼 막판 협상에 합의하면서 이틀간 이어진 전면 파업이 종료됐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4일 오후 11시 50분께 임단협 조정안에 최종 합의했다고 15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양측은 전날 오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금·단체협약 특별조정위원회 2차 사후 조정회의에서 공익위원 조정안을 수용하며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
◈ 이틀 만에 파업 종료, 첫차부터 정상화
이번 합의로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13일부터 시작한 총파업을 철회하고 15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정상 운행을 재개했다. 파업 돌입 이후 이틀 만의 타결로 역대 최장 기간 운행 중단 사태는 일단락됐다. 서울시는 즉각 비상수송대책을 해제하고 지하철 증편 운행과 자치구 셔틀버스 운행도 평시 체계로 전환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사는 2025년도 임금을 전년 대비 2.9%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제시했던 1차 조정안인 0.5% 인상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로 노조가 요구한 3.0% 인상안에는 다소 못 미치는 절충안이다.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간극을 좁히지 못해 파업까지 이어졌던 상황에서 양측이 한발씩 물러선 결과로 해석된다.
정년 문제도 단계적 연장으로 결론이 났다. 현재 만 63세인 정년은 올해 7월부터 64세로 늘어나고 2027년 7월부터는 65세까지 확대된다. 정년을 즉각 65세로 올려달라는 노조 요구를 일부 반영하면서도 인건비 부담을 우려한 사측 입장을 고려한 절충안이다.
노조가 강하게 폐지를 요구해왔던 서울시의 운행 실태 점검 제도는 즉각적인 제도 변경 대신 노사정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현장 관리와 안전 확보를 이유로 제도 유지를 주장해온 사측과 감독 부담 완화를 요구한 노조 간 이견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논의의 틀은 유지하기로 했다.

◈ 통상임금 갈등은 남아, 향후 재논의 전망
이번 협상의 핵심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반영 임금체계 개편안은 결국 합의안에서 빠졌다. 사측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며 임금체계 전반의 개편을 임단협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노조는 통상임금 문제는 법원의 판단에 맡길 사안이라며 협상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통상임금을 둘러싼 갈등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노사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와 이를 서울 시내버스 회사에 처음 적용한 동아운수 사건 항소심 판결에 대해 각각 상고한 상태다.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나온 이후 임금체계 개편 문제를 다시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점곤 서울시버스노동조합 위원장은 협상 타결 직후 파업으로 불편을 겪은 시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며 늦은 시간까지 협상이 마무리된 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정환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도 지금이라도 합의가 이뤄져 다행이라며 서울 시내버스 서비스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민 불편에 대해 송구하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화를 멈추지 않고 합의에 이른 노사 양측의 결단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대중교통이 흔들리지 않도록 소통 구조를 보완하고 현장 관리와 제도 운영을 더욱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 한파 속 출근길 대란 겪었지만…파업 종료로 시민 불편 해소
지난 13일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약 2년 만에 전면 파업에 돌입하면서 출근길 시민들은 한파 속에서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주요 버스 정류장 전광판에는 ‘차고지’ 표시만 이어졌고 이를 확인한 시민들은 지하철역이나 택시 승강장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평소 버스를 이용하던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지하철은 이른 시간부터 만원 상태가 이어졌고 마을버스에는 승객이 빽빽하게 들어차 일부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모습도 나타났다. 택시 호출은 수요 급증으로 배차가 지연되거나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잇따랐고 이동 시간이 평소보다 크게 늘면서 직장과 학교에 지각 사유를 설명해야 하는 상황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다만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되며 서울 시내버스는 15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에 들어가 출근길 혼란은 해소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