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미국 현지에서 폐기물을 활용해 희토류를 추출하는 이른바 ‘도시광산’ 사업에 속도를 낸다. 이는 글로벌 희토류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중국의 자원 통제 움직임에 대응하고, 한미 양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을 공고히 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지난 13일, 미국의 정밀 제련 기술 스타트업인 ‘알타 리소스 테크놀로지스’와 희토류 생산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미국 내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고려아연의 현지 자회사인 페달포인트가 보유한 사업 부지에 고순도 희토류 산화물 제조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해당 시설은 오는 2027년부터 연간 100톤 규모의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향후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 능력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버려지는 가전제품이나 IT 기기에서 수거한 폐영구자석을 원료로 사용하는 점이다. 알타 리소스가 보유한 생화학적 정제 기술을 적용해 폐자석에서 네오디뮴, 디스프로슘, 프라세오디뮴, 터븀 등 고부가가치 희토류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희토류 산화물은 전기차 모터, 풍력 발전 터빈, 첨단 방위 산업 등에 필수적인 전략 물자다. 현재 전 세계 희토류 정제 능력의 90% 이상이 중국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번 협력은 희토류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인 수급 위험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아연은 테네시주에서 추진 중인 크루서블 제련소 프로젝트와 이번 희토류 사업을 연계하여 북미 지역 내 ‘핵심 광물 허브’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최윤범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신성장 동력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한 축인 자원순환 사업을 희토류 영역까지 성공적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통해 한미 핵심 광물 공급망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전략에 이어 이번 협력은 희토류 분야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희토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면서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파트너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