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 전남·광주 행정통합이라는 거대한 열차에, 함평군의회가 공식적으로 탑승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그냥 올라타지는 않았다. 그들은 “통합으로 인해 농촌이 희생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며, 중앙정부를 향해 ‘파격적인 선물 보따리’를 법으로 보장하라는 강력한 ‘조건’을 내걸었다.
■ “이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 하지만 희생은 없다”
함평군의회는 지난 13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행정통합이 지방 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임을 분명히 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지역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광주와의 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대의에 공감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지지에는 명확한 전제 조건이 붙었다.
이남오 의장은 “통합의 과정과 결과가 도시와 농어촌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절대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는 통합이 자칫 광주라는 거대 도시에 농촌 지역이 흡수되거나, 변방으로 밀려나는 ‘그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현장의 우려를 대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다.
■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모든 것의 전제 조건
함평군의회가 내민 조건의 핵심은 바로 ‘전남·광주 통합 특별법’의 조속한 제정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통합 지자체가 안정적으로 출범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행정적·재정적 특례를 과감히 보장하는 내용을 특별법에 명시하라고 중앙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했다.
이는 막연한 약속이 아닌, 법이라는 ‘철갑’으로 통합 이후의 혜택을 확실히 보장받겠다는 의지다. 통합이라는 큰 그림에 동의하는 대신, 그로 인해 함평군민을 포함한 전남 도민들이 받게 될 실질적인 이익을 눈에 보이는 문서로 약속하라는 것이다.
■ “후손을 위한 시대적 소명, 끝까지 감시하겠다”
함평군의회는 이번 행정통합을 “지역 소멸의 위기를 넘어 우리 후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시대적 소명”이라고 규정했다.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동참하되, 그 과정에서 군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파수꾼의 역할을 끝까지 다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이번 성명서는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농촌 지역 기초의회의 현실적인 고민과 전략적인 요구를 명확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향후 통합 논의 과정에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