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살리고 인도 키운다'... 정의선 회장, 현장 직접 뛰었다

2026-01-14 10:17

10일간 중국·미국·인도 3개국 강행군… 글로벌 '빅 마켓' 현장 경영
중국에서는 전기차 및 수소 생태계 협력, 인도에서는 생산 라인 점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26년 새해 시작과 함께 중국, 미국, 인도를 연이어 방문하며 글로벌 현장 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이번 광폭 행보는 지난해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그룹이 천명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체질 개선 전략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직접 점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3개국을 넘나들며 각국 파트너사 경영진과 회동하고 생산 거점을 살폈다.

◆ 중국, 전기차 통해 점유율 반등 노리고 수소 생태계 챙긴다

현대차그룹 2026 신년회 영상에서 정의선 회장의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2026 신년회 영상에서 정의선 회장의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첫 행선지는 중국이었다. 정 회장은 가장 먼저 CATL 쩡위친 회장과 중국내 기아 합작 파트너사인 위에다그룹 장나이원 회장을 연이어 만나며 중국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모색했다.

이는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한 중국 시장 내 경쟁력 회복 방안을 구체화하기 위함이다. 당시 현대차는 중국 내 사업 구조를 효율화하는 동시에, 현지 맞춤형 전략 전기차를 투입해 잃어버린 시장 지배력을 회복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승부수를 띄운다. 지난해 출시한 첫 번째 전략 모델 일렉시오에 이어, 올해는 신규 준중형 전기 세단을 투입해 라인업을 강화한다. 정 회장이 이번 방문에서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다짐한 것 역시, 2030년까지 이어질 전동화 전환을 차질 없이 이끌어 1%대로 떨어진 점유율을 반등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총 6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기아는 매년 1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HTWO 광저우와 카이워그룹이 공동 개발한 8.5m 수소전기버스. / 현대자동차그룹
HTWO 광저우와 카이워그룹이 공동 개발한 8.5m 수소전기버스. / 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은 시노펙 허우치쥔 회장과 만나 미래 신사업인 수소 분야 협력도 챙겼다. 시노펙은 중국의 에너지 기업으로 연 2만톤 규모 녹색 수소 플랜트를 가동하는 등 본격적인 수소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번 행보는 경쟁이 치열한 승용 전기차 시장 외에, 수소 에너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 기지인 'HTWO 광저우'를 통해 상용차는 물론 선박, 발전기 등 다양한 모빌리티와 산업군에 수소 시스템을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중국 최대 에너지 기업인 시노펙과의 협력은 수소 생태계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필수적인 포석이다.

◆ 제2의 내수 시장 넘어 '글로벌 허브'로… 150만 대 생산 체제 가동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기아 인도 아난타푸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기아 인도 아난타푸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이어 11일 인도를 찾은 정 회장은 13일까지 현대차 첸나이, 푸네와 기아 아난타푸르 등 현지 공장 3곳을 모두 시찰하며 생산 역량을 점검했다.

인도 방문 역시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인도 시장 중심의 양적 성장(Quantitative Expansion) 전략과 맞닿아 있다. 당시 현대차는 인도를 단순한 신흥 시장이 아닌 제2의 내수 시장이자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자동차 부품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 인도 푸네공장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자동차 부품을 점검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이 점검한 푸네 공장은 이 전략의 핵심 퍼즐이다. GM으로부터 인수한 푸네 공장이 올해 상반기 본격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은 인도에서만 총 150만 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인도 법인 상장(IPO)을 통해 확보한 동력을 바탕으로 현지 시장 지배력을 20% 이상으로 공고히 하고, 나아가 인도를 중동 및 아프리카 등을 겨냥한 수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메이크 인 인디아' 전략이 실행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정의선 회장은 현장 임직원들에게 "인도 진출 30년 만에 국민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앞으로의 30년을 내다보는 '홈 브랜드(Home Brand)' 전략으로, 인도 고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CES 2026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CES 2026 찾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한편, 정 회장은 중국과 인도 방문 사이인 6~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을 찾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과 회동하며,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트렌드를 점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의선 회장의 이번 3개국 방문은 지난해 발표한 지역별 맞춤형 전략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실행으로 옮겨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히 중국에서의 신차 투입과 인도의 생산 능력 확대가 올해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실적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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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혁재 기자 mobomtaxi@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