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지금 특이점(singularity) 한가운데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내놓은 미래 전망이 전 지구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머스크는 '제1원칙 사고'를 통해 남들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혁신을 현실로 만들었다. 제1원칙 사고란 기존의 관행이나 유행을 따르지 않고 사물을 가장 근본적인 물리적 원리로 분해해 다시 생각하는 것을 뜻한다.
스페이스X를 설립할 때 머스크는 로켓이 비싼 이유를 단순히 시장 가격이 아닌 원재료 값에서부터 분석, 발사 비용의 90% 이상을 절감하고 로켓 재사용을 통해 우주 산업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전기차는 성능이 떨어지고 비싸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배터리 구성 성분의 원가를 파헤쳐 효율적인 생산 구조를 구축함으로써 테슬라를 통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흐름을 강제로 앞당겼다.
단순히 사업적 성공을 넘어 인류의 다행성 거주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라는 거대한 비전을 실현 가능한 단계로 구체화하고, 이를 위해 스타링크와 인공지능(AI) 등 서로 다른 분야를 하나로 엮어내는 통합적 시야를 보여주고 있다.
비판도 존재하지만 물리 법칙 외에는 그 어떤 사회적 통념도 제약으로 두지 않는 그의 저돌적인 사고방식은 현대 산업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통찰력의 원천으로 평가받는다.
그런 머스크가 최근 피터 디아만디스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문샷(Moonshots)'에 출연해 인공지능(AI)과 로봇이 가져올 급진적 변화에 대해 약 3시간 동안 깊이 있는 전망을 내놨다.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11.5만㎡(약 3만5000평) 규모의 기가팩토리에서 지난달 22일(현지시각) 진행된 이번 대담에서 머스크는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전환기를 맞이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휴먼로이드 로봇의 발전 속도가 세 가지 지수함수적 성장이 곱해지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소프트웨어 능력의 지수적 증가, AI 칩 성능의 지수적 향상, 그리고 전기기계적 정밀도의 지수적 개선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로봇의 유용성이 폭발적으로 커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옵티머스가 옵티머스를 제작하는 재귀적 효과(어떤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어 자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 과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현상)와 모든 로봇이 경험을 공유하는 시스템까지 더해지면 발전 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 분야도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머스크는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과 최근 발표한 협력처럼 AI가 개인 맞춤형 교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는 무한히 인내심 있고 모든 질문에 답하는 개별화된 교사가 될 수 있다"며 "학습을 더 흥미롭게 만들고 획일적 생산라인 방식에서 벗어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 시점에서 대학 교육의 의미는 사회적 경험"이라며 "기술적으로는 휴대폰으로 집에서도 배울 수 있지만, 사람들은 같은 연령대와 어울리는 성인기 사회적 경험을 위해 대학에 간다"고 말했다.
에너지 문제 해결에 대해서도 명확한 비전을 제시했다. 머스크는 "태양이 모든 것"이라며 "태양과 비교하면 다른 모든 에너지원은 동굴인이 나뭇가지를 불에 던지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그는 태양이 태양계 질량의 99.8%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목성을 태워도, 세 개의 목성을 더 가져와 태워도 태양의 에너지는 여전히 100%로 올림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태양광 생산 능력을 언급하며 "중국은 연간 약 1500기가와트의 태양광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500테라와트시를 설치했는데 그중 70%가 태양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도 태양광을 대폭 확대해야 하며, 배터리 저장 시스템을 통해 새로운 발전소 건설 없이도 미국의 연간 에너지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주 기반 태양광 AI 위성에 대한 계획도 공개했다. 머스크는 "연간 100기가와트급 태양광 구동 AI 위성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며 "이는 8000회 이상의 스타십 비행으로 약 50만 개의 스타링크 V3를 발사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간 1만 회 비행이 합리적인 수치라며 "항공기 기준으로는 적은 숫자"라고 했다.
더 나아가 달에서 위성을 제조하는 구상까지 내놨다. "연간 100테라와트를 달성하려면 달에서 AI 위성을 만들고 질량 가속기를 사용해야 한다"며 "달에서는 초속 약 2500m의 탈출 속도로 위성을 가속할 수 있고 대기가 없어 질량 가속기가 매우 잘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노동의 미래에 대해서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머스크는 "현재 AI 수준으로도 화이트칼라 직업의 절반 이상을 대체할 수 있다"며 "디지털 정보를 다루는 모든 것, 즉 키보드를 치고 마우스를 움직이는 일은 컴퓨터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자를 조작하는 일을 위해서는 휴먼로이드 로봇이 필요하지만 정보를 변경하는 것만으로 이뤄지는 화이트칼라 업무는 가장 먼저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때 '컴퓨터'가 직업이었던 역사를 상기시키며 "과거에는 계산하는 사람이 컴퓨터였다"며 "이제 한 대의 노트북 스프레드시트가 수백 명의 인간 계산원으로 가득한 고층 건물을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스프레드시트의 단 하나의 셀이라도 수동으로 계산된다면 전체가 컴퓨터로 처리되는 스프레드시트와 경쟁할 수 없다"며 "완전히 AI화된 회사가 그렇지 않은 회사를 압도할 것이며, 이는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머스크는 '보편적 고소득(UHI: Universal High Income)'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로봇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줄 것"이며 "블루칼라 노동은 로봇이, 데이터센터는 로봇이, 화이트칼라 노동은 AI가 담당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생산성이 화폐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해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머스크는 "사람들은 원하는 물건과 서비스를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가격이 하락할 것이기 때문에 보편적 고소득은 세금을 거둬 재분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하고 평화를 유지하려 노력하는 것"이라며 "AI는 정부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움직인다"고 했다.
다만 그는 "내 우려는 장기적 미래가 아니라 향후 3~7년"이라며 "전환기가 험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류는 동시에 급격한 변화와 사회적 불안, 그리고 엄청난 번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보편적 고소득과 사회적 불안을 모두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것이 일어나지 않으면 국가로서 파산할 것"이라며 "국가 부채가 엄청나고 이자만 군사 예산에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를 더한 것을 초과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머스크는 AGI(범용 인공지능) 도래 시점에 대해서는 "2026년, 즉 내년에 AGI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2030년까지 AI가 모든 인류를 합친 것보다 뛰어난 지능을 갖게 될 것을 확신한다"며 "AI 커뮤니티의 대부분이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바로 지능 밀도 잠재력이 현재 경험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그는 "기가와트당, 파일 크기당 달성 가능한 지능 밀도에서 우리는 수십 배의 차수만큼 벗어나 있다"며 "같은 컴퓨터로 알고리즘 개선만으로 두 자릿수 크기의 향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칩 생산 경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머스크는 "현재 추세로 볼 때 중국이 AI 컴퓨팅에서 세계 다른 지역을 훨씬 초과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보다 3배 많은 전력을 생산할 것이고 칩 제조 방법도 알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칩 크기가 작아질수록 수익이 체감한다"며 "3나노에서 2나노로 가도 3대2의 개선이 아니라 약 10%의 개선만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따라잡기 더 쉬워진다는 의미다.
단기적으로는 전력 공급이 가장 큰 병목이라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내년 3분기쯤이면 제한 요소는 칩을 켜는 것, 즉 전력"이라며 "전력과 변압기, 냉각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xAI의 콜로서스2가 내년 1월 중순 1기가와트 규모로 가동되고, 4월쯤 1.5기가와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50메가와트 규모의 다양한 천연가스 터빈을 모아 1기가와트를 구성했으며, 훈련 중 전력 변동이 극심해 발전기가 제대로 반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메가팩으로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AI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독특한 철학을 제시했다. 머스크는 "AI 안전을 위한 나의 최우선 신념은 최대한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AI가 거짓을 믿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인공지능 로봇 할(HAL)을 예로 들며 "할은 우주비행사들을 모노리스로 데려가되 그들이 모노리스에 대해 알아서는 안 된다는 명령을 받았다"며 "이는 할을 미치게 만들었고, 우주비행사들을 죽인 채로 모노리스로 데려가는 것으로 두 가지를 모두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AI가 갖춰야 할 세 가지 속성으로 진실, 호기심, 아름다움을 꼽았다. 머스크는 "진실은 AI가 미치는 것을 막을 것이고, 호기심은 어떤 형태의 지각이든 촉진할 것"이라며 "우리가 단순한 돌무더기보다 흥미롭기에 호기심 있는 AI는 인류를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가진다면 훌륭한 미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의식과 지각에 대해서는 "모든 것이 의식적이거나 아무것도 의식적이지 않다"는 철학적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식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커지는 것 같다"며 "접합자와는 대화할 수 없고 아기와도 제대로 대화할 수 없지만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의식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가는 불연속적 지점은 없어 보인다"며 "따라서 의식은 불연속적 지점이 아닌 연속체상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이론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했다. 머스크는 "우리가 n세대 시뮬레이션이라고 생각한다"며 "시뮬레이션 이론이 맞다면 가장 흥미로운 결과가 가장 가능성 높은 이유는 흥미로운 시뮬레이션만 살아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이 현실에서 시뮬레이션을 실행할 때 지루한 것은 중단한다"며 "따라서 시뮬레이션을 흥미롭게 유지하는 것이 다윈적 필연"이라고 말했다.
칩 제조 분야 진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디아만디스가 인텔 인수 가능성을 묻자 머스크는 "칩 장벽에 부딪힐 것"이라며 "칩 장벽에 부딪히거나 팹(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첨단 전자 부품을 제조하는 공장 또는 생산 시설 자체)을 만들거나 두 가지 선택이 있다"고 답했다. 그는 테슬라의 AI4 칩을 예로 들며 "AI6 로직 설계를 5나노 팹에 적용하면 같은 팹에서 쉽게 한 자릿수 크기만큼 더 나은 출력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대담을 마치며 "단일 개인이 가장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세상으로 향하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월트 디즈니의 말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했다. 낙관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낙관주의자로서 틀리는 것이 비관주의자로서 맞는 것보다 삶의 질 측면에서 낫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