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거나 말거나’ 공약 남발...지역갈등 조장하는 포항시장 선거

2026-01-13 18:14

'해병대 회관 장성동 건립' 공약에 오천 주민 반발 확산...지역간 분열 조장
지역특성 및 재원대책 없이 도시재편 및 대형 개발사업 공약 봇물

포항시장 출마 예정자가 공약으로 제시한 '해병대 회관 장성동 건립 계획'을 놓고 오천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독자 제공
포항시장 출마 예정자가 공약으로 제시한 '해병대 회관 장성동 건립 계획'을 놓고 오천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독자 제공

[포항=위키트리]이창형 기자=포항시장 출마 예정자가 공약으로 제시한 '해병대 회관 장성동 건립 계획'을 놓고 오천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하면서 최근 일부 출마예정자들의 마구잡이식 공약발표가 되레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드세다.

모 포항시장 출마예정자는 지난연말 시청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해병대만 자체 회관이 없다고 해병대회관 건립의 조속한 이행을 주문한 점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의 국가적 약속을 상징적으로 실현할 도시는 해병대와 오랜 역사를 함께해 온 포항”이라며 해병대회관 건립을 공약했다.

그가 제안한 해병대회관은 해병대 역사·명예를 담은 기념관과 전시관을 중심으로, 전우회 공간, 다목적 홀, 야외광장, 500실 이상 5성급 이상 호텔을 포함한 복합시설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후보지로 포항 북구 장성동 옛 미군저유소 반환 부지를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부지는 약 39만7천㎡ 규모로 접근성이 뛰어나며, 인근에 조성 중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연계할 경우 숙박·전시·행사가 결합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해병대회관이 들어서면 장성동과 영일대 일대는 ‘마이스·호국·관광’ 복합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고 또한 해병대 입영·수료·면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가족 방문 수요가 연중 안정적인 관광 수요로 이어져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러나 수십년간 사격장 소음 피해를 감내해 온 오천읍 주민들은 "지역 주민을 배제한 채 표 계산만 앞세운 무책임한 공약"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격장 이전 논의의 출발점은 늘 오천이었는데, 선거가 다가오자 갑자기 다른 지역이 거론되는 상황을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함정호 포항시의원은 지난해 포항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오천 사격장은 수십년간 지역 주민들이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 온 공간"이라며 "사격장 이전 이후 조성될 해병대 복지시설과 해병대 회관은 연간 수십만 명에 이르는 장병과 가족 면회객 수요를 고려해 반드시 이전 부지 내에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천읍 지역에는 해병대회관 장성동 건립 공약을 비판하는 현수막이 일제히 내걸렸지만 해당 후보는 공식적인 입장표명이 없는 상태다.

이밖에도 일부 출마예정자들을 중심으로 포항지역 특성과 재원조달 문제 등에 대한 대안없이 도시재편 및 각종 개발 공약이 경쟁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이해관계 지역간 갈등과 시민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도시개발 관계자들은 "실현불가능한 공약이야 없겠지만, 그렇다고 '안되면 말고'식의 공약이 경쟁적으로 남발되면서 포항 전체가 어수선한 상황"이라며"자칫 지방선거가 지역간 갈등과 도시혼란의 원인으로 작용할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home 이창형 기자 chang@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