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이것은 광주만을 위한 통합이 아닙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의 한복판에서, 자칫 소외될 수 있는 27개 시군을 향해 ‘동반 성장’이라는 강력한 약속을 던졌다. 그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으로 확보할 파격적인 재정 인센티브와 대기업 유치의 과실은 27개 모든 시군구에 골고루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단언하며, ‘광주로의 흡수 통합’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 속도전의 배경…“대통령의 철학을 믿는다”
갑작스러울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통합 논의의 배경에 대해, 김 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속도가 경쟁력’이라는 대통령의 행정철학을 믿고 가는 것”이라며, “대통령께서 ‘희생과 헌신을 해온 호남에 무리해서라도 특별한 보상을 하고 싶은데, 통합을 하면 더 많은 혜택을 줄 명분이 생긴다’고 하셨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월 말 특별법 통과라는 공격적인 목표 역시 이러한 믿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했다.
■ 통합의 ‘당근’은 ‘첨단기업과 신재생에너지’
김 지사는 통합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산업’에 있음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수도권 1극 체제에서 인구가 줄어드는 광주·전남이 살길은 반도체 같은 첨단산업과 대기업을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최근 SK와 삼성의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하며 반도체 벨트 구축의 당위성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동시에 농촌 지역을 위한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특별법에 에너지 관련 권한을 이양받아 영농형 태양광 등을 확대하면 농촌 소득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다”며, “AI가 농업을 하는 시대에 맞춰 청년들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 주민투표 생략? “특별법이 곧 정당성”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질문에는 ‘특별법’이 그 자체로 법적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 통합은 의회 의견을 듣도록 되어 있고, 주민투표는 장관이 필요시 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라며 “시간적 여건상 주민투표는 어렵기에, 법에 따라 시도의회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정당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월 말까지 모든 시군에서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빠짐없이 수렴하고 이를 특별법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 ‘연방제급 자치’를 향한 역사적 도전
김 지사는 이번 통합이 단순한 행정구역 개편을 넘어 ‘역사적인 도전’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행정통합이 성공하면,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이양받는 사실상의 연방제급 지방자치를 실현하는 대한민국의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며, “27개 시군구 어느 곳 하나 소외되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