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머리를 너무 높이지 말라” 김건희 여사 메모장 발견

2026-01-13 09:18

김 여사가 국민의힘 대표로 김기현 직접 골랐다는 정황?

김건희(왼쪽) 여사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김건희(왼쪽) 여사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김건희 여사가 정치와 국민의힘 당무에 개입한 정황이 그가 작성한 메모를 통해 드러났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당대표 후보군을 품평한 김 여사의 개인 메모장이 민중기 특검별검사팀 수사 과정에서 확보됐다고 한겨레가 13일 보도했다.

민 특검팀은 김 여사가 전당대회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등 정치와 당무에 개입했다고 판단할 만한 정황을 담은 메모장을 확보해 관련자들을 기소했다.

특검팀이 확보한 메모장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의 이름이 하단에 새겨져 있다. 해당 메모에는 “총선에서 이기려면 (김기현) 조직”이라는 문구와 함께 당시 전당대회 후보군(김기현·권영세·나경원)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특검팀은 이를 이준석 전 대표 축출 후 치러진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여사가 후보를 고른 흔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 뉴스1

메모장에는 “나경원 머리를 너무 높이지 말라”는 내용과 ‘1)카리스마’, ‘2)호감적이어야 한다’ 등 당대표의 조건으로 추정되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한 “권성동 장제원이 도와준다”는 내용도 담겼다.

메모 내용은 당시 전당대회 상황과 부합하는 점이 있다. 유력 후보였던 나경원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내놓은 정책 구상을 계기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다가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며 압박하자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상대적으로 약체였던 김기현 의원은 장제원 의원과 ‘김장연대’를 이뤄 친윤계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급부상했다.

김 여사 메모장에는 “권성동(국민의힘 인기○) 측근으로 붙어 있어야지, 생각을 깊이 해줘야지”, “심플하다 정치바둑판”이라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한겨레에 따르면 김 여사의 메시지가 통일교 측에 전달돼 특정 후보 당선에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도 포착됐다.

김 여사와 통일교의 가교 역할을 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는 2023년 2월 초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당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조수진·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문자를 보냈고, 윤 전 본부장은 “움직이라고 하겠다”고 답했다. 실제 선거 결과 박성중 후보를 제외한 명단 속 인물들이 모두 당선됐다. 당선 9일 뒤 김기현 의원 부부는 김 여사에게 260만 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가방을 보냈다. 특검팀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김 여사가 김 의원을 밀어준 대가로 가방이 전달됐을 것으로 보고 이들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김 의원 부부의 재판은 오는 29일 시작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