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면 집에서 가장 자주 끓이게 되는 국 중 하나가 콩나물국이다. 값도 부담 없고 조리도 간단해 냉장고가 비어 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다. 그런데 늘 같은 방식으로 끓이다 보면 맛이 밋밋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때 국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주는 재료가 바로 들기름이다. 콩나물국에 들기름을 더하는 순간, 익숙한 국이 전혀 다른 깊이를 갖게 된다.
들기름 콩나물국의 매력은 향에서 시작된다. 콩나물 특유의 풋내와 시원함 위로 들기름의 고소한 향이 얹히면서 국물이 훨씬 따뜻하고 부드럽게 느껴진다. 참기름과는 또 다른 결이다. 참기름이 직관적으로 고소하다면, 들기름은 은근하고 깊다. 특히 겨울철처럼 몸이 쉽게 차가워지는 계절에는 들기름의 따뜻한 성질이 국물 전체의 인상을 바꿔준다.
영양 면에서도 들기름 콩나물국은 겨울에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콩나물은 수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활동을 돕고, 비타민 C와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여기에 들기름이 더해지면 지방산 섭취의 균형이 맞춰진다. 들기름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혈액 순환을 돕고, 겨울철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와 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조리법은 간단하지만 순서가 중요하다. 냄비에 물을 올리고 콩나물을 넣기 전, 먼저 들기름을 소량 두르고 약불에서 살짝 데우듯이 향을 낸다. 이때 불이 세면 들기름이 타면서 쓴맛이 날 수 있어 반드시 약불을 유지해야 한다. 들기름에서 고소한 향이 올라오기 시작하면 바로 물을 붓는다. 이렇게 하면 기름이 국물 위에 둥둥 뜨지 않고 전체에 고르게 퍼진다.
콩나물은 다듬지 말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머리와 꼬리에 영양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세척은 꼼꼼히 한다. 콩나물을 넣은 뒤에는 뚜껑을 덮고 끓인다. 콩나물국은 끓이는 동안 뚜껑을 열고 닫는 것만으로도 비린 향이 날 수 있어, 처음부터 끝까지 뚜껑을 닫고 끓이는 것이 기본이다.
간은 소금이나 국간장으로 심플하게 맞춘다. 들기름의 향이 살아 있는 국이기 때문에 간이 과하면 금세 느끼해질 수 있다. 마늘은 많이 넣지 않는다. 다진 마늘을 소량만 넣어 콩나물의 시원함을 해치지 않게 하는 것이 포인트다. 마지막에 대파를 넣고 한소끔만 끓이면 국이 완성된다.

들기름 콩나물국을 더 맛있게 먹고 싶다면 불 조절이 핵심이다. 센 불에서 오래 끓이면 콩나물이 질겨지고 들기름 향도 날아간다. 중약불에서 짧게 끓여야 국물이 맑고 향이 살아 있다. 조리 시간은 끓기 시작한 뒤 5~7분이면 충분하다.
보관은 가급적 당일 섭취가 좋다. 콩나물은 시간이 지날수록 풋내가 올라오기 쉽고, 들기름 향도 빠르게 약해진다. 만약 남았다면 완전히 식힌 뒤 냉장 보관하고, 다시 데울 때는 센 불에 오래 끓이지 말고 한 번만 데우듯 가열한다.
들기름 콩나물국은 특별한 재료 없이도 국의 인상을 바꿀 수 있는 겨울 집밥이다. 속을 편안하게 풀어주면서도 고소함이 남아, 해장용으로도 부담이 없다. 늘 먹던 콩나물국이 지루해졌다면, 들기름 한 숟가락으로 국의 결을 바꿔보는 것도 충분히 시도해볼 만하다. 익숙한 재료가 새로운 맛으로 돌아오는 순간, 겨울 식탁은 한결 따뜻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