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를 프라이팬에 구우면 꼭 한 번쯤은 겪게 되는 난감한 상황이 있다.
뒤집으려는 순간 바닥에 달라붙어 찢어지거나, 겉은 타고 속은 차가운 상태로 남는 경우다. 두부는 물을 머금은 식재료라 불 조절과 기름 사용이 조금만 어긋나도 실패하기 쉽다. 특히 들기름을 묻혀 굽는 방식은 풍미는 뛰어나지만, 방법을 잘못 잡으면 더 쉽게 탈 수 있다. 한 면이 다 타서 결국 못 먹고 버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는 거다.

두부가 달라붙는 가장 큰 이유는 수분이다. 두부 표면에 남아 있는 물기가 팬에 닿는 순간 증발하면서 팬과 두부 사이의 마찰이 커진다. 그래서 굽기 전 단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두부는 썰자마자 굽지 말고 키친타월로 앞뒤를 눌러가며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이 과정만으로도 달라붙는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프라이팬 선택도 중요하다. 코팅 팬이라면 상태가 좋은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코팅이 벗겨진 팬은 아무리 기름을 둘러도 두부가 달라붙기 쉽다. 스테인리스 팬을 사용할 경우에는 예열이 관건이다. 팬을 중불에서 충분히 달군 뒤 기름을 넣고, 기름이 팬 전체에 얇게 퍼진 뒤 두부를 올려야 한다. 팬이 덜 달궈진 상태에서 두부를 올리면 바로 달라붙는다.
들기름은 향이 강하고 연기가 빨리 나는 편이라 처음부터 센 불에 사용하면 금방 탄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식용유와 들기름을 섞는 것이다. 먼저 팬에 식용유를 소량 두르고 중약불에서 팬을 안정적으로 달군 뒤, 불을 약하게 줄이고 들기름을 넣는다. 이렇게 하면 들기름의 고소한 향은 살리면서도 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들기름을 두부에 직접 바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얇게, 최소한으로 묻혀야 한다.
두부를 팬에 올린 뒤 바로 움직이지 않는 것도 핵심이다. 많은 사람들이 달라붙을까 봐 자꾸 뒤집거나 밀어보는데, 오히려 그럴수록 두부는 더 찢어진다. 두부는 한 면이 충분히 구워지면 자연스럽게 팬에서 떨어진다. 가장자리가 노릇해지고 바닥이 단단해졌을 때 뒤집어야 한다.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렸을 때 쉽게 떨어지면 그때가 타이밍이다.

불 조절 역시 중요하다. 두부는 센 불이 필요하지 않다. 중약불에서 천천히 굽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다. 센 불은 겉만 빠르게 태우고 속은 차갑게 남기기 쉽다. 반대로 약불만 고집하면 수분이 빠져나오면서 팬에 들러붙을 수 있다. 중약불을 유지하며 한 면당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뒤집은 뒤에는 처음보다 더 짧은 시간만 굽는다. 이미 두부 내부의 열이 올라와 있기 때문에 오래 두면 쉽게 탄다. 필요하다면 팬 가장자리에 들기름을 한두 방울 떨어뜨려 향만 더하는 정도로 마무리한다. 이때도 두부 위에 직접 들기름을 추가로 붓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두부를 구울 때 소금을 미리 뿌리는 것도 달라붙음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소금이 표면의 수분을 끌어내면서 겉면이 빠르게 마르고 단단해진다. 단, 너무 많이 뿌리면 수분이 과하게 빠져 질감이 퍽퍽해질 수 있으니 아주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잘 구운 두부는 겉은 노릇하고 바삭하지만 속은 촉촉하다. 달라붙지 않게, 타지 않게 굽는 핵심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기본에 있다. 물기 제거, 팬 예열, 기름의 순서, 불 조절, 그리고 기다림이다. 들기름은 마지막에 향을 더하는 역할로 쓰일 때 가장 빛난다. 이 기본만 지켜도 집에서 구운 두부는 반찬을 넘어 하나의 요리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