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에 뜬 4만 톤급 '미국 귀빈'의 정체

2026-01-12 14:33

미국 해군 함정 영도 조선소 입항…HJ중공업, MRO 본격 착수

HJ중공업이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의 입항을 기점으로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HJ중공업 영도 조선소에 입항하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 HJ중공업 제공-뉴스1
HJ중공업 영도 조선소에 입항하는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 HJ중공업 제공-뉴스1

HJ중공업은 미국 해군 해상수송 사령부 소속 4만 톤급 군수지원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이 12일 오전 부산 영도 조선소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이번 입항은 HJ중공업이 지난해 12월 미국 해군 보급 체계사령부(NAVSUP)로부터 수주한 MRO 계약에 따른 것으로, 회사는 이날부터 정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아멜리아 에어하트함은 길이 210m, 너비 32m 규모의 대형 함정이다. 미국 해군 주력 전투함에 최대 6000톤의 탄약과 식량, 건화물은 물론 2400톤의 연료를 보급하는 임무를 맡는다. 입항 과정에서는 부산항 도선사와 예인선 등 항내 관공선의 지원을 받아 북항 방파제에서 영도 조선소 안벽까지 접안했다.

HJ중공업은 이달부터 선체 장비와 설비에 대한 정밀 점검과 유지보수 작업을 진행하며, 정비를 마친 함정은 오는 3월 미국 해군 측에 최종 인도될 예정이다.

1974년 국내 최초 해양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HJ중공업은 2024년부터 MRO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으며, 이번 수주는 그 과정의 성과로 풀이된다.

조선업계는 이번 사업이 국내 조선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미국 국방부는 함정 정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본토 정비 물량을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으로 분산하는 ‘지역 정비 지원 체계(RSF)’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한·미 조선업 협력 모델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와 압도적인 해군력 확보를 위한 ‘황금 함대(Golden Fleet)’ 계획이 맞물리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비 역량을 갖춘 한국 조선소의 전략적 역할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함정 MRO는 신규 건조보다 운용 기간 전반에 걸쳐 반복 수요가 발생하는 분야로, 일정과 품질을 안정적으로 맞추면 후속 물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군용 함정 정비는 보안·품질 기준과 납기 준수, 부품 조달·공정 관리 역량이 성패를 가르는 만큼, 이번 프로젝트의 수행 성과가 향후 추가 수주와 협력 범위 확대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HJ중공업은 이번 첫 군수지원함 정비(MRO)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미국 해군과의 협력 기반을 다지고 신뢰를 쌓겠다는 방침이다. 또 이를 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아, 향후 미국 해군과 함정 정비 협약(MSRA)을 정식 체결한 뒤 군수지원함뿐 아니라 전투함과 호위함 등으로 정비 지원 대상을 확대하며 MRO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home 양주영 기자 zoo123@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