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생선으로 꼽히는 고등어는 계절이 바뀌면 밥상에서 존재감이 더 커진다. 특히 바람이 차가워지는 겨울철엔 ‘밥 두 공기’가 과장이 아닌 메뉴가 있다. 무를 큼직하게 깔고 자박하게 졸여낸 고등어 무조림이다. 여기에 국물 맛을 한 번 더 끌어올리는 ‘한 스푼’ 팁이 소개되면서 온라인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물부터 싹 달라진다”는 반응이 따라붙는 이유다.

화제의 레시피는 유튜브 채널 ‘김대석 셰프TV’에서 공개됐다. 영상에서 김대석 셰프는 “요즘같이 쌀쌀한 날씨에 고등어와 무를 잘만 조려놓으면 밥 두 공기가 뚝딱 사라진다”며 “기똥찬 고등어 무조림 비법을 차근차근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핵심은 생고등어를 쓰되 밑간을 확실히 하고, 무를 먼저 초벌해 익힘을 앞당긴 뒤, 양념장의 ‘비장의 한 스푼’으로 국물의 결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먼저 고등어는 3마리를 준비해 깨끗이 씻어 밑간부터 잡는다. 김 셰프는 천일염을 “깎아서 1스푼” 넣는다고 설명했다. 생고등어로 조리할 경우 밑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점도 강조했다. 자반 고등어로 무조림을 하면 염도가 높아 조림 특유의 균형감이 떨어질 수 있어, 가능하면 생고등어를 구입해 조리하는 것이 낫다는 조언이다. 밑간을 마친 고등어는 간이 배도록 잠시 두면 살이 탱글해지고, 조림을 했을 때도 조직이 무너지는 느낌이 덜하다.

무는 ‘먼저 익혀두는’ 공정이 포인트다. 냄비에 물 600ml와 다시마 2조각(10g)을 넣고 끓인 뒤, 무 1/2개(700g)를 두께 2cm 정도로 통썰기해 넣는다. 무는 고등어보다 익는 속도가 느려 조림을 시작하기 전에 10~12분 정도 초벌로 익혀두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같은 냄비에서 다시마를 우려내면 국물의 감칠맛도 함께 올라간다.
재료 손질은 단순하지만 역할이 분명하다. 대파 1대는 어슷 썰고, 양파 반 개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분리해 둔다. 청양고추 2개는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로 준비한다. 조림은 양념이 강한 음식이지만, 파·양파·고추의 향과 매운맛이 들어가야 끝맛이 깔끔해진다.

본격적인 맛의 차이는 양념장에 있다. 김 셰프의 양념장은 고춧가루 3스푼, 다진 마늘 수북하게 1스푼, 다진 생강 1/3스푼, 진간장 3스푼, 국간장 2스푼, 미림 2스푼을 기본으로 한다. 그리고 여기서 ‘한 스푼’이 등장한다. 김 셰프가 “오늘의 비장의 무기”라고 소개한 ‘양파청’을 수북하게 1스푼 넣는다는 것이다. 국물도 약간 섞어 농도를 맞춘다.
양파청이 없다면 설탕 1스푼이나 물엿 수북하게 1스푼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양파청은 단맛만 더하는 게 아니라, 조림 국물의 ‘맛선을 둥글게’ 만들어 매운맛과 짠맛 사이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로 쓰인다는 점이 차이로 읽힌다.

무를 삶기 시작한 지 12분 정도가 지나면 다시마는 건져낸다. 우러난 국물은 양념장에 5스푼 정도 끼얹어 섞어둔다. 그런 다음 밑간해둔 고등어 3마리를 무가 끓던 냄비에 넣고, 준비한 양념장을 붓는다. 뚜껑을 닫고 중불로 10분 정도 끓여 무와 고등어가 함께 익도록 한다. 이후 뚜껑을 열어 양파, 대파, 청양고추를 넣고, 손대지 않은 채로 다시 뚜껑을 덮어 약불로 10분 더 은근히 졸인다.
5분이 지났을 때 고춧가루 반 스푼을 위에 살짝 뿌리면 색이 고와진다는 팁도 포함됐다. 다시 뚜껑을 덮고 5분 더 끓이면 자글자글 끓는 소리와 함께 완성이다. 김 셰프는 “이 레시피대로 따라하면 ‘바로 이거였구나’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댓글 반응이 빠르게 붙은 것도 ‘겨울 메뉴’라는 조건과 맞닿아 있다. “오늘은 고등어 사러 가야겠어요”, “보글보글 고등어 무조림 배우고 갑니다”, “쌀밥에 고등어랑 무 올려 먹으면 밥도둑”, “항상 조림할 때 간이 안 맞아 실패했는데 밑간 포인트가 도움 됐다” 등 실제 실행을 예고하거나 이미 따라 해봤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조림은 간이 흔들리면 결과가 크게 달라지는데, 밑간·무 초벌·양파청 한 스푼 같은 ‘정확한 장치’가 있어 따라 하기 쉽다는 점이 강점이다.
고등어 무조림이 겨울철에 특히 사랑받는 이유는 맛의 구조가 계절과 맞기 때문이다. 자박한 국물은 밥에 비비기 좋고, 고등어의 기름진 풍미와 무의 달큰함이 한 번에 올라와 만족감이 커진다. 실내외 온도 차가 큰 계절엔 입맛이 쉽게 떨어지는데, 매콤·짭짤·달큰한 조림 양념은 후각과 미각을 동시에 자극해 식욕을 빠르게 끌어올린다. 무는 양념을 머금어 부드럽게 익고, 고등어는 살이 탱글하게 풀리며 ‘밥을 부르는 식감’을 만든다. 한 냄비로 반찬과 국물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효율성도 겨울 집밥과 잘 맞는다.

영양 측면에서도 조합은 탄탄한 편이다. 고등어는 단백질 공급원으로 포만감을 주고, 겨울철 활동량이 줄어드는 시기에 에너지 보충에 도움이 되는 구성이다. 무는 수분과 식이섬유가 많아 조림처럼 오래 익혀도 부담이 비교적 적고, 달큰한 맛이 나면서도 밥상에서 균형감을 만든다. 대파·마늘·생강·고추 같은 향신 채소는 비린맛을 줄이고 풍미를 올려, 같은 조림이라도 끝맛을 더 깔끔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다만 조림은 간장과 소금이 들어가는 만큼 염분이 높아질 수 있어 국물을 과하게 떠먹기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즐기는 편이 부담을 줄인다. 그럼에도 겨울 밥상에서 고등어 무조림이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뜨끈한 온기, 밥과 찰떡인 국물, 그리고 한 스푼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완성도’가 한 번에 충족되기 때문이다. 이번 레시피의 핵심인 양파청 한 스푼이 국물 맛을 어떻게 바꾸는지, 직접 한 냄비로 확인해 볼 만하다.
